'여행 보이콧'에도 태연한 日정부…日여행업계는 '발동동'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7.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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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체·개별여행 수요 하락세…日 관관청 "영향 없다"지만 관광시장 반응은 "우려스러워"

국내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인 일본 오사카 시내. /사진=머니투데이DB국내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인 일본 오사카 시내. /사진=머니투데이DB


국내에서 '일본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며 일본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 정부 측은 "큰 영향이 없다"며 다소 태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여행업계 내에선 방일 관광 시장 '큰 손'인 한국 여행객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386만37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상반기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이 1663만3600명을 기록,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와 강제징용 배상판결(10월), 초계기 분쟁(12월) 등 정치갈등에 따른 기저효과다.

하반기는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한국인 여행객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방일 한국인 여행객이 2011년 이후 8년 만에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 무역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여행 불매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단체여행 시장에서 일본노선 신규예약이 하락세다. 하나투어의 경우 일 평균 1000건이 넘었던 신규 예약건수가 600여건으로 감소했고, 매달 2~3만 명의 일본 단체여행객을 유치하는 모두투어 역시 신규 예약률이 반토막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했고, 올해 9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른 추석연휴를 준비하는 여행수요도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타바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이 방일 한국여행객 감소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사진=NHK타바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이 방일 한국여행객 감소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사진=NHK
개별여행 조짐도 심상치 않다. 회원 수 130만 명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일본여행 커뮤니티인 '네일동'이 일본여행 불매를 선언하며 운영을 중단하면서 여행객들이 동요하고 있다. 다른 여행지로 목적지 변경을 고민하는 여행객도 늘어나는 것이다. 트립닷컴이 최근 2주(6월27일~7월10일) 동안 여행 예약수요를 분석한 결과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오키나와보다 필리핀 보라카이, 베트남 다낭의 인기가 더 높았다.

이처럼 일본 여행 수요가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위협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본 여행상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일본 NHK에 따르면 타바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출 규제 이후 한국 기업의 단체여행 예약 취소가 있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별여행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현재 큰 영향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측 입장과 달리 일본 여행업계에서는 한국의 일본여행 수요 감소를 체감하는 분위기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여행사 관계자는 "7월 이후 한국인 관광객의 취소가 급증했다. 현재 여행자 수는 작년 여름의 절반 정도"라며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 노선은 좌석이 메워지지 않는 경우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일본 내에서는 방일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달성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달할 만큼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산케이 신문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방일 관광객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며 "방일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및 소비액 8조원 달성에 먹구름이 감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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