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랠리' 옛말… 떨어지는 여름 수혜주, 왜?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7.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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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육계·영화·여행 등 여름 수혜 업종 대부분 하락세…시장 환경 변화, 여름 특수 갈수록 사라져(종합)

'서머 랠리' 옛말… 떨어지는 여름 수혜주, 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지만 전통적인 여름 수혜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은 오히려 주가가 하향세다. 식음료, 여행, 영화 등 여름 관련 업종들의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여름 수혜주들이 과거와 같은 '서머 랠리'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여름 종목으로 분류되는 음료·빙과 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날 15만1000원에 마감해 이달 들어 12% 하락했고 롯데제과 역시 같은 기간 17만2500원에서 15만4000원으로 10.7% 떨어졌다. 빙그레는 지난달 말보다 약 3% 하락했다.



여름철 소비량이 늘어나는 육계 업체들도 주가는 하락세다. 이번달 하림 주가는 3145원에서 2890원으로 8.1% 떨어졌고 마니커는 1135원에서 895원으로 21.1% 급락했다. 닭가슴살 전문 쇼핑몰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약 18% 빠졌다.

여름이 성수기로 분류되는 극장 관련 종목도 약세다. CJ CGV는 이날 3만7450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말보다 0.4% 하락했고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는 같은 기간 3.3% 떨어졌다. 휴가철 특수가 기대됐던 여행관련주도 하나투어,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모두 이달 주가는 떨어졌다.



에어컨, 제습기 등 실내가전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위니아딤채는 이번달 주가가 21% 하락했고 위닉스와 신일산업 역시 10% 이상 내렸다. 수영복과 레시가드를 판매하는 배럴도 여름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여름 수혜주들이 여름에 힘을 못 쓰는 건 올해만 나타난 특이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역대급 폭염 속에서도 대부분 여름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10% 안팎 하락했다. 과거에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관련 종목들을 미리 매수하고 반짝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해 수익을 내는 투자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여름 특수가 갈수록 사라지게 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빙과업계의 경우 커피 시장의 성장과 디저트 카페의 증가로 입지가 점점 줄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7~8월 여름이 낀 3분기 아이스크림 소매점 매출액은 2016년까지 매년 꾸준히 7000억원을 상회했지만 2017년엔 5799억원, 2018년 6189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닭고기는 치맥(치킨+맥주) 인기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이용되는 닭가슴살 소비 증가로 연중 꾸준히 소비되는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소비량은 늘었으나 공급 증가에 따른 육계 가격 하락은 가공·유통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행 관려주들은 해외여행 일상화로 여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한 일제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장가 역시 넷플릭스 등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계절 특수가 과거보단 약해졌다.

실내가전의 경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폭염이 다시 찾아온다면 매출 증가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위니아딤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7월 한 달 간 주가가 25% 오르기도 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여러 제약 요인들로 여름 수혜주의 강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하지만 미세먼지 관련주가 부상했던 것처럼 폭염 관련주들도 여름철 이상 고온을 기록할 경우 주가에도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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