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손석준 개발팀 연구원(왼), 김선영 상품전략팀 프로(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생활가전사업부의 김선영 상품전략팀 프로와 손석준 개발팀 연구원은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개발한 소회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비스포크는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총 2만2000여개의 조합이 가능하단 점에서 보수적인 냉장고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김 프로와 손 연구원은 17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비스포크는 소비자뿐 아니라 개발자들에게도 '꿈의 실현'이었다고 말했다.
김선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품전략팀 프로 /사진=삼성전자 제공
김 프로는 "소비자조사를 하면 사용경험에 의거해 불편한 점을 말하는데, 큰 트렌드를 바꾸려면 누구나 생각하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니즈를 실현해야 한다"며 "한국의 어머니들은 출가한 자식들에게 음식을 챙겨주려고 냉장고를 두 대 이상 들이는 경우가 많고 김치냉장고도 일상화됐다는 점에 착안해 모듈화의 필요성을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는 지난해 내부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으나 이를 정교화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가장 힘들었던 '이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었다. 손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에 맞게 공급하고 설치할 수 있을지, 제품이 조립됐을 때 하나처럼 보이게 어떻게 만들지 가장 고민했다"고 말했다.
첫 시도였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고 '나다운 냉장고'를 만들자는 목표점이 같아 파트 간 갈등도 없었다고 한다. 특히 생산단의 조력이 컸다. 김 프로는 "소비자 니즈에 맞추기 위해 제품 자체가 변했고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었다"며 "제품 설계부터 소비자 배송까지 8대 프로세스 전 공정을 새롭게 바꾸고 효율화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김선영 상품전략팀 프로(왼)·손석준 개발팀 연구원(오) /사진=삼성전자 제공
냉장고는 주방의 중심 가전이고 단가가 크지만 체적이 커 변화를 주기 어려운 제품군이다. 이러한 냉장고의 변화에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프로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삼성전자는 남성적이다, 차갑다는 이미지로 비춰진다는 내부적인 고민이 있었고 백색가전을 통해 이를 따뜻한 이미지로 바꾸고자 했다"며 "이번 비스포크 출시를 통해 '내가 꿈꾸던 냉장고가 드디어 나왔다', '1년 전에 산 게 너무 아깝다', '결혼 늦게 할 걸'이란 피드백을 받아 기쁘다"고 전했다.
비스포크 출시 후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 라이프스타일 쇼룸 집객이 5배 늘었고, 삼성전자 생활가전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김 프로는 "앞으로 '프로젝트 프리즘' 시리즈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며 "비스포크도 계속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소비자들을 더욱 즐겁게, 흥분되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