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수출 해외마케팅 지금 '진화중'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19.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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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한국농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 스타콜라보 마케팅 사업' 호응…현지 유투버·웹툰작가 등 유명인 섭외 한국 농식품 홍보

농식품수출 해외마케팅 지금 '진화중'


#사례1. 최근 중국 사회변화를 설명하는 용어중 하나가 '모바일 인터넷혁명'이다. 특히 '95세대'라 불리우는 청년층 사이에서는 모바일 웹툰이 큰 인기다.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이들은 1995~1999년생(25~30세)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신(新)인류'다.



막걸리로 유명한 국순당은 올해 '만리장성'을 넘기위해 '웹툰(web-toon)세대'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익숙한 한류스타 마케팅이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만화를 소통수단으로 삼았다. 한국 막걸리가 어떤 술이며, 언제(when)·어디서(where)·누구와(who)·어떻게(how) 마시는 지를 웹툰으로 제작, 온라인상에서 젊은이들과 소통했다.

웹툰 작업은 '왕홍'으로 군림하는 웹툰작가 리우링시씨와 함께 했다. 왕홍은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온라인 유명인사를 말한다.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SNS)에서 활동하며 최소 5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김성준 국순당 해외사업팀장은 "제작한 웹툰을 6월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보니 한 달새 유명인들의 리트윗만 1만개가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들의 팔로워까지 고려할 경우 수 백만명에 달하는 현지인들이 '막걸리 웹툰'을 공유한 셈이어서 홍보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사례2. 종합식품회사 동원F&B는 현지 유명 유투버를 활용해 일본 시장개척에 나섰다. 이 업체는 떡볶이,라볶이 등 주력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먹방스타'로 유명한 키노시카 유우카씨(여)를 섭외했다. 그가 운영하는 먹방 채널은 일본내에 구독자만 530만명이 넘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네티즌들이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한 자리에서 햄버거 60개, 수천 칼로리에 이르는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괴력' 때문이다. 유우카씨는 지난 달 동원F&B의 일본수출 주력상품인 라볶이,떡볶이 등을 소재로 유투브 영상을 제작, 소개했다. 이 영상 설명에는 '한국음식' '떡볶이' '라볶이' 등 제품 관련 키워드를 함께 소개해 주목도를 높였다.


이대로 동원F&B 과장은 "일본 최고의 먹방스타인 키노시타 유우카씨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팬 층이 두텁다"며 "그가 직접 한국 떡볶이, 라볶이 등을 시식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맛과 식감을 소개하다 보니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품 신뢰도가 크게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떡볶이' 영상은 업로드(upload)된지 보름도 안돼 40만명 이상 시청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일본 소비자층에서 한국 '매운맛'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확장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9 업체별 사업추진 현황 / 사진제공=스콜2019 업체별 사업추진 현황 / 사진제공=스콜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농식품 해외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K-POP 스타, 유명 배우 등 한류스타를 앞세운 방식에서 벗어나 수출 대상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지 스타(KOL)와 우수 수출상품의 콜라보마케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됐다.

'스타'(KOL)는 현지 여론 주도층(Key Opinion Leader)을 의미하며, 목표로 하는 성별·연령·지역 등 타깃층에서 인지도 및 영향력이 큰 인물군을 말한다. 연예인, 스포츠스타, 저명인사, 유명 유투버, 웹툰작가 등 다양하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출 대상국의 스타(KOL)와 국산 우수 농산물을 소재로 한 수출상품이 함께하는 '농식품 스타콜라보 마케팅' 사업이 국산 농산물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스타콜라보 프로젝트는 농식품(신선농산물 및 가공농식품) 수출업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선농산물, 전통식품품질인증, 술품질인증(나형), 6차산업화인증, 지리적표시(GI)인증업체, 국산원료 사용 품목 수출업체 등이 우선 대상이다.

스타 섭외지원과 관리 등은 정부가 책임지고 이와 연계된 개별 지원업체의 수출상품 온·오프라인 홍보비용은 80%까지 지원한다. 총 사업비의 최대 80%(8000만원)까지 정부가 지원하며 업체 자부담은 20%다.

한류스타는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 수단이지만 섭외가 쉽지 않은데다 비용도 커 중소·중견·중소 수출업체들로서는 부담이 상당하다. 반면 선별작업을 거친 현지 스타 인적풀(POOL)을 활용해 업체 스스로 특화된 홍보사업을 추진하는 스타콜라보 사업은 저비용 고효율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식품 스타콜라보 마케팅 지원내용 / 사진제공=스콜농식품 스타콜라보 마케팅 지원내용 / 사진제공=스콜
올해는 국순당(중국), 동원F&B(일본), 오크라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 등 7개 업체가 선정돼 수출 대상국가에 맞는 스타와 컨셉으로 시장개척에 나섰다. 유아용 간식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청담은'의 경우, 제품 특성에 맞게 젊은 엄마들에게 영향력 있는 '왕홍'을 섭외 중이다.

여전히 한류스타의 영향력이 큰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은 배우 '성훈'을 활용해 목표 소비자층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018년의 경우, 아이돌 스타인 '2PM UNIT'(닉쿤,우영)가 등장하는 한국 농식품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을 소재로한 컨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홍콩시장에 뿌리삼제품을 수출하는 한 업체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9.6% 수출확대를 가져왔고, 베트남시장에 건강음료를 수출하는 업체는 같은 기간 수출이 5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2018년 스타콜라보 마케팅 사업 참여업체의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20% 증가로 이어졌다.

김상진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그동안 한류스타를 활용한 해외마케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수출업체들의 니즈(needs)에 맞는 다양한 수출지원 사업들을 지원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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