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태생부터 계획도시…자율주행차 운행 '최고 입지'

머니투데이 세종=구경민 기자 2019.07.18 04:30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닻올린 지역혁신요람 '규제자유특구']①세종시 자율주행특구 추진..."자율차 상용화 거점도시로"

편집자주 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4차 산업혁명 신기술·신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가 본격 가동된다. 정부는 연말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에 지역 특성에 맞는 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특구가 활성화하면 혁신성장의 요람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특구 추진현황과 기대효과, 개선방향을 알아봤다.




#싱가포르의 관광명소 ‘가든스바이더베이’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무인셔틀을 운행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자율주행 분야의 각종 규제를 없앤 결과다. 싱가포르는 자율주행차의 테스트와 표준 제정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시설인 ‘CETRAN’(Centre of Excellence for Testing & Research of AVs-NTU)을 난양이공대(NTU) 주도로 운영 중이다. 2017년 문을 연 CETRAN에는 경사도로, 횡단보도, 버스전용차로, 교차로 등 코스와 시설이 마련돼 있어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이 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운행할 수 있는 전용도로도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싱가포르의 CETRAN 역할을 담당할 자율주행사업이 추진된다. 사업 주체는 세종시다. 세종시는 자율주행에 적합한 지리적 조건 등을 내세워 ‘세종자율주행실증규제자유특구’(이하 세종자율주행특구)를 신청했다. 세종시는 계획도시로 설계돼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다른 도시에 비해 교통혼잡도도 낮다. 또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순환하는 폐쇄형 간선급행버스 전용차로인 BRT 도로를 보유해 안정된 상태에서 자율주행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다.

◇“자율주행셔틀로 출퇴근”…3가지 실증사업 추진=세부사업은 크게 △도심특화형 자율주행서비스 실증 △시민친화형 도심공원 자율주행서비스 실증 △자율주행데이터 수집·공유서비스 실증 3가지로 나뉜다. 먼저 세종시는 도심특화형 자율주행서비스 실증을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청사, 국책연구단지 등 왕래가 잦은 구간에 정기 자율주행셔틀을 운행할 계획이다. 세종터미널 BRT정류장↔세종시청 BRT정류장(1.7㎞)↔세종도시첨단산업단지 BRT정류장(6.3㎞)에도 자율주행셔틀 운행을 구상 중이다. 자율주행셔틀를 이용하려는 승객은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탑승예약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시민친화형 자율주행서비스 실증은 대규모 공원에서 일반시민 및 교통약자(장애인·노약자 등)를 위한 자율주행셔틀을 운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종 호수공원-중앙공원-국립수목원을 연계한 관광형 자율주행 노선을 만들고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관광형 자율주행셔틀을 운행함으로써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운행데이터를 활용해 관련 기술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없이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이 필수다. 자율주행차 운행과정에서 수집되는 각종 정보를 많이 축적해야 정밀지도를 만들고 위기 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등 자율주행에 최적화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또 여러 차량의 인지정보를 공유하면 공사(사고)구간이나 차량 흐름 등 시시각각 변하는 최신 정보 확보도 가능하다. 많은 양의 데이터 구축은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자율주행차 관제 및 데이터 수집·공유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 2023년까지 자율주행셔틀 200대 도입=3가지 실증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9가지 실증특례 규제샌드박스가 필요하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엔 자율주행차에 대한 운송면허 규정이 없다. 세종시는 실증구역 내 자율주행차에 한정해 면허를 발급해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다. 간선급행버스법 특례 적용도 필요하다. 현행법상 BRT도로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으로 도심공원 내 자율주행차 출입이 금지돼 있다. 세종시는 특구 내 사업자에 한해 도심공원 내 운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이외에도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실증운행을 통해 수집한 영상정보는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이 불가하다. 세종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수집한 영상에서 찍힌 인물이 누구인지 인식될 수준이면 이를 사업자들이 일일이 특정인을 확인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 조치해야 한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비식별화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세종시는 자율주행차 운행과정에서 수집되는 각종 정보에 대해 보안처리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상태다.

세종시 관계자는 “특구로 지정되면 실증사업을 통해 검증된 자율주행 셔틀서비스를 세종시가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그렇게 되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자율주행 셔틀을 200대 이상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자율주행 실증사업의 최우선순위를 ‘안전’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실증주행 초기 차량 앞이나 뒤에 ‘에스코트’ 보조차량을 운행하고 시민들이 실증 중인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표시문구를 넣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렇게 검증을 거치면 안전요원 없는 완전자율주행차도 도전해볼 수 있다”면서 “아직 전세계적으로 완전자율주행차를 시행하는 곳은 없어 우리나라가 선도적 입지를 다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11개 기업 참여 “자율주행차 수출도 기대”=현재 세종자율주행특구에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에이아이모빌리티, 마스코리아, 언맨드솔루션, 엔디엠, 파인에스앤에스, 켐트로닉스, 네스원 등 11개 업체다. 이들은 세종시가 특구로 지정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해져 자율주행기술 우위를 활용한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언맨드솔루션은 6인승 자율주행셔틀을 자체 개발한 국내 유일의 제조사다. 현재 서울에 소재해 있지만 세종시가 특구로 지정되면 세종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언맨드솔루션 관계자는 "해외기업들이 수출 계약을 제안해 오고 있는데 자율주행에 대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며 "세종시에서 시범 운행을 할 수 있게 되면 자율주행차 제조 기술을 더 끌어올리고 해외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맞춰 수출 성사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디엠은 자율주행 전문 플랫폼 업체다.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엔디엠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차가 국회의사당 경내에서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엔디엠 관계자는 "자율주행 테스트가 진행되면 대중교통 기반의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관련 사업으로의 확장도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캠트로닉스는 V2X통신 모듈 제조사다. V2X는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중 하나로 차량 대 차량(V2V), 차량 대 인프라(V2I), 차량 대 보행자(V2P) 등 차량과 외부를 연결하는 차량 통신시스템을 통칭한다. V2X 단말기는 자율주행차와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와 인프라, 자율주행차와 관제센터 간 통신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켐트로닉스는 2014년 ICT연구소 설립 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