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한일갈등, ‘관여’ 한다는 美…언제할까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9.07.1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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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GSOMIA 등 한미일 안보협력 악영향시 관여 가능성...강경화 외교, 오늘 스틸웰 차관보 접견

【오사카=AP/뉴시스】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개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6.28.【오사카=AP/뉴시스】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개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6.28.


미국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격화된 한일갈등의 악화를 막기 위해 ‘관여(engage)’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역할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윤강현 경제외교조정관과 김희상 양자경제외교국장 등 정부 대표단은 미측에 상황 악화를 막아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미측은 공감을 표시하면서 관리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는 '긴장상태가 더 올라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미국이 관여해 일본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며 “관여의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의 미측 인사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측은 언제 어떻게 관여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관여할 수 있는) 여건은 다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일 갈등국면 속에서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공고함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에 부정적 영향으로 나타날 때 모종의 역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미측은 우리 정부 대표단에 “한미일이 지켜온 안보협력을 해치는 경우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뜻을 강하게 전달했다. 이 당국자는 “이것이 미국의 핵심반응이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국은 다음 달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흔들리면 안 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관여는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한쪽이 GSOMIA의 자동연장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일 때 구체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GSOMIA 체결에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양대 축을 연계하려는 미국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2016년 11월 23일 한일 정부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된 GSOMIA는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맺은 첫 군사협정이다. 효력 만료일 90일 전 한쪽이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지난 2년 동안은 양국간 GSOMIA 연장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지금은 일본이 한국의 ‘북한 관련설’을 명분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꺼내든 만큼 연장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장 여부 결정시한인 다음달 24일 전까지 미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한미동맹과 북미 비핵화 협상, 한일 갈등 등 현안을 논의한다.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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