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재 후 '급등'…반도체 소재 국산화 수혜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7.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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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반도체 소재주 7월 초부터 급등…장기 수혜 가능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로 인해 국내 반도체 소재주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소재 국산화에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나 국내 소재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분명하다며 당분간 이들에게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오전 후성은 전날보다 550원(5.0%) 상승한 1만1550원에 거래 중이다. 후성은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주가 상승률이 62%에 달한다. 이 외에도 동진쎄미켐은 73%, 솔브레인 43%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이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발표 탓이다. 국내에서 관련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인 만큼 이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소재의 국산화에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75,600원 ▼500 -0.66%)SK하이닉스 (171,700원 ▲100 +0.06%)는 국산 에칭가스를 반도체 생산공정에 첫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많고 실제 여러 채널을 체크한 결과 여러 곳에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소재를 국산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국산 소재를 사용하려면 공정 변경과 테스트에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초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율 하락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관련 업체들의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1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업체들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 의지는 강한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망의 어느 수준까지를 국산화라고 정의할 것인지, 어느 속도까지를 강한 의지로 생각하는가를 객관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산화 움직임 자체가 이들 업체에는 큰 호재라는 분석이다. 이 “국산화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되긴 이른 시점이지만 일본 수출규제가 나타났던 때 상상했던 것보단 훨씬 빠른 시점에 국내 업체의 주문량이 증가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반도체 업계 국산 소재 사용 비중 확대와 R&D(연구개발) 세액 공제, 법인세 감면 등 정부 지원 정책 시행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소재 업종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분쟁은 이들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가 일본을 잠재적 리스크를 보유한 국가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소재 업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추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새로운 재료를 적용할 경우 우선적으로 국내 업체와 공동 R&D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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