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2002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이다희에게 큰 키는 오랫동안 걸림돌이었다. SBS ‘청담동 앨리스’에 출연하고 싶었지만 키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미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남자배우와의 밸런스”(‘헤럴드POP)를 이유로 작품이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남성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대신 여러 역할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밸런스”를 만들어왔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서도연이나 KBS ‘비밀’의 신세연처럼 냉철하거나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을 연기하면서도, 첫 주연이었던 KBS ‘빅맨’의 소미라를 통해 근본적으로 선한 인물도 연기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정한 인기”(‘코스모폴리탄’)는 JTBC ‘뷰티 인사이드’의 항공사 재벌 강사라를 연기하면서 시작됐다. 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역할에 적합해 보였던 큰 키와 도회적인 얼굴은 성별의 위계를 전복시키는 통쾌함을 주기에 충분했고,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는 섬세한 표정 연기는 날카롭고 경쟁적인 모습 뒤에 선한 마음을 가진 강사라의 매력을 설득했다. 그렇게 그는 여성들이 꿈꾸는 전복된 판타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됐다. 원래부터 그가 잘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미디어에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좀처럼 보여주기 어려운 모습이기도 했다.
이다희, 새로운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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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2002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이다희에게 큰 키는 오랫동안 걸림돌이었다. SBS ‘청담동 앨리스’에 출연하고 싶었지만 키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미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남자배우와의 밸런스”(‘헤럴드POP)를 이유로 작품이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남성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대신 여러 역할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밸런스”를 만들어왔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서도연이나 KBS ‘비밀’의 신세연처럼 냉철하거나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한 인물들을 연기하면서도, 첫 주연이었던 KBS ‘빅맨’의 소미라를 통해 근본적으로 선한 인물도 연기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정한 인기”(‘코스모폴리탄’)는 JTBC ‘뷰티 인사이드’의 항공사 재벌 강사라를 연기하면서 시작됐다. 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역할에 적합해 보였던 큰 키와 도회적인 얼굴은 성별의 위계를 전복시키는 통쾌함을 주기에 충분했고, 다양한 감정을 소화하는 섬세한 표정 연기는 날카롭고 경쟁적인 모습 뒤에 선한 마음을 가진 강사라의 매력을 설득했다. 그렇게 그는 여성들이 꿈꾸는 전복된 판타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됐다. 원래부터 그가 잘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미디어에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좀처럼 보여주기 어려운 모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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