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확인 못한 中 경제…추가 부양책 나오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정한결 기자 2019.07.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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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영향 등으로 2분기 6.2% 성장, 1992년 통계 발표 후 최저…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등 거론

바닥 확인 못한 中 경제…추가 부양책 나오나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2분기에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채 하락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기준으로 성장률이 목표치의 중간 수준인 6.3%에 머물면서 하반기에도 경제 활력을 살리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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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2분기 6.2% 성장…1992년 통계 발표 이후 최저=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분기 기준 GDP가 발표된 1992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소한 27년만에 가장 저조한 분기 경제 성적표라는 얘기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6.4%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전년 동기(6.7%)와 지난해 전체 성장률(6.6%)에 비해서는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둔화됐다. 직전인 1분기와 비교해도 0.2%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부채 축소 정책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경기 하락 추세가 강화됐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각각 6.8%, 6.7%, 6.5%, 6.4%를 기록하면서 계속 떨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으로 적극적인 부양에 나서면서 지난 분기에 6.4%로 하락 추세가 멈추는 듯 했지만 2분기에 다시 하락세가 재현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이 5월 가구, 가전 등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고, 화웨이 기술에 사실상 금수조치를 취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압박이 커진 것이 중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마오성용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경제 수치를 보면 여전히 (하반기에도) 경기하강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시장의 활력이 점차 자극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6월 경제지표들 가운데는 긍정적인 지표들도 적지 않았다. 제조업, 광업, 유틸리티 산업 등을 포함한 산업생산은 6월 중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였던 5월의 5.0% 성장은 물론, 5.2%의 시장 전망치도 상회하는 것이다. 고정자산투자도 1~6월 중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해 1~5월 5.6% 증가에서 호전됐다. 소매 판매도 5월의 8.6%에서 6월 9.8%로 호전됐다. 2003년 5월 이후 가장 저조한 증가율을 기록했던 4월의 7.2%에서 두달 연속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지난 12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해 소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수입 증가율은 지난 5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8.5%를 기록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경기 바닥 확인 못해…추가 부양책 검토= 중국 경제가 일부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바닥 확인에 실패하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 고민도 더 커지게 됐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1분기 6.4% 성장이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2분기 6.2%로 추가하락한 것은 좋은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의 '6.5%가량'보다 낮은 '6.0∼6.5%'로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목표치의 중간 지점인 6.3%로 나오면서 하반기 경제 운영도 경기 활력을 살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내년인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사회(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건설을 목표로, 2020년 GDP와 도농 주민 1인당 소득을 2010년의 2배로 늘린다고 공언했다. 기본적으로 올해와 내년 6.2%씩은 성장을 해야 달성이 가능한 목표다.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재정 정책을 이어가면서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등 추가적인 부양책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준 금리 인하까지 거론되지만 리커창 국무원 총리 등 지도부가 수차례 후유증이 클 수 있는 부양책은 지양한다고 밝혀 아직까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콜린 그라함 이스트스프링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침체가 너무 빨리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 열리는 중국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도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이 중국 최고 지도부는 분기별로 회의를 열어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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