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페북은 왜 정부보다 빨랐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07.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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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日 대응 자료 '즉시공개' 결정된 문서라 보고받고 페북에 자료 올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9.02.15.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9.02.15.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이 담긴 보도자료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 논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 자료 배포 보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유'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14일 오후 5시27분 '日(일본) 수출규제조치 WTO(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서 논의 예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오는 23~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조 수석은 이보다 앞선 14일 오후 5시13분에 해당 자료 원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문제가 WTO 일반이사회에서 논의된다는 사실이 부처가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대중에 공개된 셈이다.

조 수석은 산업부와 청와대 정책실 간 관련 논의가 종료된 후 '즉시공개'가 결정된 문서임을 보고받고 페이스북에 자료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자료에는 '즉시보도'라는 문구가 적혀있기도 하다. 일부러 유출했다기 보다, 자료 배포 타이밍을 착각한 단순 해프닝에 가까운 셈이다.



하지만 조 수석 측은 실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조 수석의 페이스북에서 산업부 배포 보다 빨리 공유했던 해당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시점에서 조 수석이 SNS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처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조 수석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죽창가'를 소개했다. 드라마 '녹두꽃'과 노래 '죽창가'는 모두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내용이다. 봉건제도와 일본에 맞선 의병·민초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조 수석은 지난 1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칼럼 글 일부를 발췌해 "남은 건 절치부심(切齒腐心)"이라면서 "우리 정부와 국민을 농락하는 아베 정권의 졸렬함과 야비함에는 조용히 분노하되 그 에너지를 내부 역량 축적에 쏟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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