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왕따 증시에서 찾는 투자기회

머니투데이 최성환 독립리서치 알음 대표이사 2019.07.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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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보수적 판단…실적·모멘텀 갖춘 개별종목 발굴 작업 필요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


'왕따 증시'. 한국 증시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중국상해종합지수는 19.4% 올랐고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도 14%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4.4%, 코스닥 지수는 2.2%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 미국 다우, 나스닥, S&P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우리 증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 대외변수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호재에는 둔감하다. 해당 악재가 증시에 미친 악영향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이제 국내 증시의 침체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외부변수를 증시 하락요인으로 거론하고 천수답 증시를 한탄만 할게 아니다.

코스피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가장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코스피 지수가 2012~2016년 긴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 2017년 급등한 배경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의 IT 랠리가 있었다. 또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실적 감소 상황에 직면했다. 셀트리온 역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단가인하 경쟁으로 수익성 우려를 겪고 있다.

코스닥 시장도 다르지 않다. 코스닥 지수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긴 박스권을 뚫고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대세 상승기를 맞았다. 당시 상승을 이끈 것은 바이오 섹터다.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가 2015년 엄청난 주가 상승을 나타냈고, 2017년에는 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 신라젠 (4,550원 ▼15 -0.33%) 등이 시장을 견인했다.


지금은 바이오업종 수난시대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오롱티슈진 (11,330원 ▼210 -1.82%)의 '인보사' 사태를 시작으로 신라젠의 '펙사벡' 무용성 논란 등 하루가 멀다하고 악재가 쏟아진다. 과거 건설업이 호황일 때 부실공사로 성수대교,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사고가 난 것을 연상케한다.

코스닥 지수가 조정받았다곤 하지만 아직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은 7조5000억원이 넘고, 신라젠도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전통 제약바이오 업체인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의 시가총액이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대조된다. 앞으로도 바이오 업종은 '옥석 가리기'를 진행할 것이고, 코스닥 지수의 추가하락도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증시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하반기 증시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그래도 기회는 있다. 한국 증시 움직임은 수급 논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바이오 버블'을 만들었던 자금들이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올 하반기 국내 증시의 주도 섹터로 △음식료 업종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자산주 △골판지 업체 3가지 분야를 제시한다.

먼저 음식료 업종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 수혜를 볼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시중 통화량이 많아지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발생할 개연성이 커진다.

두번째는 저PBR 자산주를 제시한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꿈틀대는 가운데, 자사고 폐지 이슈까지 급부상하면서 강남 집값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인다. 강남에 개발 가능한 대형 부동산을 소유한 업체들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는 골판지 업체들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대부분 PER(주가수익비율) 3~4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고 8월 중 태림포장 (2,815원 ▼10 -0.35%)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의 폐지수입 금지나 국내 택배시장 확대, 플라스틱 제로 정책 시행 등으로 골판지 시장은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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