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단 'EDR', 보안 시장 메카 될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7.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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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시만텍 시가총액 넘어서…지니언스 등 토종 EDR솔루션 '약진'

인공지능 단 'EDR', 보안 시장 메카 될까


EDR(엔드포인트 침해탐지·대응) 솔루션이 보안산업의 새로운 황금알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EDR은 PC나 스마트폰 등 사용자 단말기 영역에서 해킹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보안 제품. 신종 악성코드가 급증하고 해킹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머신러닝 기반으로 사이버 공격을 실시간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EDR 이 시장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으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나스닥 데뷔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시총 규모 시만텍 맞서= EDR은 신종 공격에 취약한 기존 안티 바이러스 제품과 달리,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비정상 공격 패턴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출입심사에서 이미 작성된 블랙 리스트로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찾는 방식이 가존 안티바이러스 방식이라면, EDR은 공항 곳곳에 설치된 CCTV로 거동 수상자를 식별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보안 사고 발생 시 사고 원인에 대한 추적·분석도 가능하다.

전세계적으로 EDR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DR 시장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시장 포화로 연 평균 2%대 성장세에 그치는 안티 바이러스 시장과 달리, EDR은 내년까지 연평균 45% 가량 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에선 EDR 유니콘 기업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37년차 보안 전문업체 시만텍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가 주인공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상장 첫날 주가가 70%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14억 달러(약 13조5천억원)로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시만텍은 연 매출만 약 48억 달러(약 5조6600억원)를 기록하는 세계적인 보안회사다. 2011년 설립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매출은 시만텍의 10분의 1수준도 안되는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다.

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나 회사 규모로 비교가 되지 않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시만텍과 맞먹는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은 EDR 시장 잠재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1위 IT(정보기술) 서비스 기업인 삼성SDS가 미국 EDR 솔루션 기업인 센티넬원에 전략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같은 성장세 때문이다.
인공지능 단 'EDR', 보안 시장 메카 될까
◇개화 앞둔 국내 EDR 시장…지니언스 등 "외산 비켜"= 국내 시장은 이제 막 개화기다. 파이어아이, 사이버리즌, 카본블랙 등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지니언스, 안랩, 이스트시큐리티 등 토종 보안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 EDR 선두업체 지니언스 (12,550원 ▼350 -2.71%)는 지난달 자사 EDR 솔루션 ‘지니안 인사이츠E’를 통해 미래에셋생명보험의 행위기반 분석 시스템 구축사업에 수주했다. 이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금융권 EDR 구축사업이다. 초기 시장에서 글로벌 외산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올 하반기에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 국세청 등 굵직한 EDR 구축 사업들도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사업의 성격상 구체적인 제품 시장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국내 EDR 구축 기업(누적 기준)은 약 40여개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 시범 사업 단계로 검증이 완료되면 그 수요는 빠르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국내 EDR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머신러닝을 탑재한 EDR 솔루션의 악성코드 탐지율은 99.5%로, 60%대의 탐지율을 보이는 전통적인 백신에 비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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