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미일 3자협의 무산될듯…호르무즈 파병 요청 없어"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13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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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백악관 안보 부보좌관 면담…"3자 협의, 미국도 하고 싶어 하는데 일본이 소극적"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의 아시아 순방 도중 한·미·일 고위급 3자 협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와 북핵 관련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김 차장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찰스 쿠퍼먼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약 1시간 면담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일본 쪽에서 준비가 안 된 것"이라며 일본이 응할 경우 직접 양자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차장은 한미일 고위급 3자 협의 추진과 관련, "미국도 하고 싶어 하는데, 지금 일본에서 답이 없고 엄청 소극적"이라며 "스틸웰 차관보가 아시아에서 와서 추진할 수 있었는데, 일본이 소극적으로 나오니까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스틸웰 차관보는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NHK방송과 만나 "내가 (한일 갈등을) 중재할 계획은 없다"며 한미일 3자 협의 일정이 없음을 확인했다.

김 차장은 쿠퍼먼 부보좌관과의 면담에 대해 "북핵, 미중 관계, 호르무즈 해협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한일 간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쿠퍼먼 부보좌관은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방미 기간 중 백악관, 상·하원 측과 나눈 대화에 대해 김 차장은 "미국에도 권력분립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관련) 대법원 판결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며 "일본이 취한 조치가 WTO(세계무역기구) 비차별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전략물자의 북한 유출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미국에도 포트리지스트(감광액),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같은 걸 우리가 북한에 수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달내 북미 실무협상 개최 가능성과 관련, 김 차장은 "그건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에서 답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 차장은 이날 쿠퍼먼 부보좌관과 이란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도 "내가 먼저 미국의 관심사와 전략과 계획이 무엇인지 물어봤을 뿐 한국에 대한 파병 요청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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