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부자들의 공통된 마음가짐 3가지

머니투데이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2019.07.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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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지구상에 1조원(10억달러)이 넘는 자산을 가진 갑부는 2200명뿐이다. 전체 인구의 0.0002%다.



2200명의 조원대 갑부 중 절반 이상인 67%가 누구에게 물려 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 부를 일궜다. 자수성가형 갑부가 거액의 부를 모은 방법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거나(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자산 1070억달러), 문제 해결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거나(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37억달러), 투자를 잘했거나(워런 비핏: 873억달러), 이 셋 중 하나다.

월급쟁이로 승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으로는 자산 1조 클럽에 들기가 극히 어렵다. 예를들어 애플은 1조달러에 육박하는 회사인데 이 회사의 CEO(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재산이 6억2500만달러, 약 7365억원으로 1조원에는 못 미친다.



‘조원대 갑부의 비밀’(The Billion Dollar Secret)이란 책을 저술한 라파엘 배드쟈그(Rafael Badziag)는 미국의 경제채널 CNBC와 인터뷰에서 자수성가형 1조 클럽 갑부들은 사업이나 투자로 부를 쌓았다는 재산 축적의 방법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에서도 3가지 공통점을 갖는다고 밝혔다. 배드쟈그는 우버의 초기 투자자 팀 드레이퍼와 인포스페이스의 창업자 나빈 자인 등 21명의 조원대 갑부를 만나 거대한 부를 모은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첫째, 그들은 환경에 관계없이 성공했다=자수성가한 갑부들은 자신들의 조건에 연연하지 않았다. 배드쟈그는 이 점이 1조 클럽 부자들과 나머지 사람들을 가르는 가장 분명한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거부들은 완벽한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환경은 현실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원하는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꿈을 영영 추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배드쟈그는 자신이 만난 자수성가형 조원대 갑부들 대다수가 부유한 집안 출신이 아니었고 가정 환경이 이상적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조건이 어떻든 간에, 다시 말해 “안팎의 날씨가” 어떻든 간에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행동했다.


인도의 IT(정보기술)기업인 인포시스 창업자로 2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나라야나 무르티는 1950~60년대 때 가난했던 인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돈이 없어 맨 바닥에서 그냥 자야 했다. 그의 환경은 빈곤했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망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마을 도서관에 가서 닥치는 대로 읽고 소프트웨어에 미래가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1981년에 몇몇 동료들과 함께 소프트웨어 회사를 세웠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에 컴퓨터가 없었다. 컴퓨터를 수입하려면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했는데 절차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무르티는 3년간 편도 1500마일의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정부 관청을 50번 이상 찾아가 컴퓨터 수입 허가를 받아냈고 7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인포시스는 이제 세계적인 IT회사가 됐다.

프랑스의 건설자재회사 알트라드 그룹의 소유주인 모헤드 알트라드는 시리아의 사막을 떠돌던 베두인 족속으로 혼자 프랑스로 건너와 맨손으로 27억달러의 부를 쌓았다. 알트라드의 어머니는 그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그를 키운 할머니는 그가 공부하는 것을 막았다. 프랑스에 건너와선 하루 한끼 먹을 돈도 없었지만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컴퓨터회사를 창업해 매각한 돈으로 건설자재회사를 사들여 알트라드 그룹으로 키워냈다.

둘째, 돈을 목표로 일하지 않았다=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수입을 늘리려 안간힘을 쓰지만 거액의 자산을 축적하는데 실패한다. 간혹 적지 않은 부를 쌓는다 해도 재산이 늘어나면 일할 동기를 잃어버린다.

반면 1조 클럽 갑부들은 돈을 벌려는 욕심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은 강한 목적 의식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 자신이 가진 자산이 얼마든 상관없이 끝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열망이다.

자수성가형 갑부들의 이런 특징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는 23살 때 100만달러 이상을 가졌고 24살 때 1000만달러 이상이 있었으며 25살 때는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모았다. 하지만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결코 돈 때문에 일하지 않았다.” 잡스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 컴퓨터를 쥐어주고 싶다”는 단순한 비전으로 애플을 창업했고 애플은 그의 야심찬 꿈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인포시스의 창업자 무르티는 빈곤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적정한 수입을 보장해주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할 최선의 도구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믿음으로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알트라드 그룹의 알트라드 역시 배드쟈그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돈을 목적으로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의 성공이 지속 가능하며 그곳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그 안에서 인류애가 확고히 자리 잡는 것, 이것이 성공의 증표”라고 밝혔다.

셋째, 검소하다=배드쟈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돈 쓰기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종종 빚을 내서라도 돈을 쓴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도 자동차나 비싼 옷, 호화로운 휴가를 통해 부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면 배드쟈그가 만난 조원대 갑부들은 달랐다. “그들은 돈을 버는 데서 기쁨을 얻지, 돈 쓰는 것은 즐기지 않았다."

예컨대 워런 버핏은 매년 세계 5위 안에 드는 부자인데도 1958년에 3만1500달러에 구입한 소박한 집(지금은 2만7700달러)에서 아직도 살고 있다. 아침은 대개 맥도날드에서 3.17달러짜리 세트 메뉴를 먹는다. 세트 메뉴는 베이컨과 치즈, 계란이나 소세지, 치즈, 계란 또는 소세지 패티 2개 등 3종류다.

영국의 금융서비스회사 하그리브즈 랜스다운의 창업자 피터 하그리브즈는 수년 전 배드쟈그와 인터뷰에서 42억달러의 자산이 있음에도 8년 된 토요타 프리우스를 타고 다닌다고 밝혔다. 그는 그의 두 자녀 역시 각각 7년 된 차를 안 바꾸고 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부자들은 자신이 가진 부의 수준에 맞게 소비 수준을 높여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10달러짜리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빌 게이츠는 최근 “나는 여행을 많이 한다. 20대의 나는 지금의 나를 아마 역겹게 생각했을 것이다. 과거엔 내가 비행기 탈 때 이코노미석만 이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지금은 전용기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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