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이용해 중·소형 부동산 간접투자 문턱 낮춘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07.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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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바뀐다⑭] '카사코리아',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편집자주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규제가 촘촘하다. 4월1일부터 시행된 '금융샌드박스법'은 현행법상 불가능하지만 규제 특례를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모래놀이터(샌드박스)'에서 놀아보겠다는 서비스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자료=카사코리아 제공자료=카사코리아 제공


일반 투자자들의 중·소형 부동산 간접투자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유통하는 서비스가 연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카사코리아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은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현됐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카사코리아는 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과 함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서비스는 부동산 소유자가 국민은행, 하나은행, 코람코자산신탁 등 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맺으면 신탁회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수익증권을 공모 발행한다. 이때 발행한 수익증권 원본은 신탁회사가 보관한다. 신탁회사는 수익증권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표시한 전자증서를 투자자에게 교부하고, 투자자는 카사코리아의 유통 플랫폼에서 다자간 매매체결 방식으로 전자증서를 거래한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일반 투자자들이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을 간접투자할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일반 투자자들은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기회가 적었다"며 "소액 부동산 투자의 길을 열린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보안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발행한 수익증권을 제도권에 테스트하는, 사실상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카사코리아 측은 이번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면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투자자 수익 제고 △자산 집중화 및 젠트리피케이션 완화 △공유경제 및 혁신경제 활성화 △글로벌 금융 진출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정식 출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혁신서비스 지정 당시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 등의 요건을 많이 충족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지, 혹은 투자자나 시장 안정성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논의가 굉장히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전문가로 구성된 '모의테스트 점검 TF'의 점검 하에 모의테스트를 진행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서비스 허용 여부를 오는 10월쯤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카사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모의테스트를 준비 중인 상황으로 올해 내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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