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반도체주, 올해 위기와 기회가 3번 왔는데" 붙잡은 자 vs 놓친 자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9.07.14 08:00
의견 1

글자크기

[행동재무학]<271>'조정 시 매수'(buy on dips) 전략…모두가 위기라고 말할 때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반도체주는 올해 증시에서 위기와 악재가 가장 많은 종목으로 단연 첫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우선 지난해 4분기 이후 전 세계 반도체 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됐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고 들떠 있었지만 지금은 정반대 상황입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올해 6개월째 감소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받는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5월 중순 미국 트럼프 정부가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중국의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또 한 번의 충격이 더해졌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해도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된다는 전망이 우세했는데(☞관련기사: "기다리면 오를까?" 반도체 업황 개선에 건 기대), 최근에는 회복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갈수록 캄캄 반도체 업황…내년 장비투자 증가가 희망?)

올해 상반기가 다 지나갔는데 반도체주를 짚누르던 악재는 ‘1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지요.

설상가상으로 이달 초 일본 아베 정부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의 수출 규제를 발표하자 업계에서 “급소가 찔렸다”, “목에 칼이 들어왔다”는 등의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전반에 심각한 위기가 더해졌습니다.

여기서 전 세계 D램 시장점유율 2위이자 국내 반도체주 2위인 SK하이닉스는 1위 삼성전자에 비해 위기와 악재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에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가전 사업부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오로지 반도체 사업뿐이니 위험을 분산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SK하이닉스 (81,200원 1200 -1.5%)는 지난해 4분기부터 불거진 반도체 악재에 주가가 더 크게 빠졌고 더 큰 폭으로 출렁거렸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초 장중에 5만6700원까지 급락했는데 지난해 10월 초 대비 23.07% 하락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50,500원 200 -0.4%)의 주가 하락폭은 20.5%로 SK하이닉스보다 적었습니다.

그런데 급락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1월부터 반등을 시작하더니 급기야 2월 중순까지 무려 36.86%나 뛰어올라 지난해 10월 초 주가 수준을 상회했습니다. 모두가 공포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전혀 상상 못 했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28.9% 반등해 SK하이닉스보다 반등률이 적었습니다.

끝이 안보이는 악재 속에서도 1월 초에 SK하이닉스를 과감히 매수한 사람은 한 달 반 만에 정말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공포심을 이겨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입니다. 투자학에서는 이를 '조정 시 매수'(buy on dips)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올해 첫번째 위기와 대박의 기회는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5월 들어 두 번째 위기가 닥쳤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면서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하던 SK하이닉스에 불똥이 튀었습니다. 삼성전자보다 화웨이 수출 비중이 높았던 SK하이닉스는 그 여파로 주가 하락 폭이 더 컸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5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22.68%나 빠졌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5월에만 나타났고 그것도 10% 하락에 그쳤습니다. SK하이닉스가 훨씬 열악했던 거지요.

하지만 두 번째 위기는 한 달 만에 극복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6월 들어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는 6월 중순 이후에 트럼프의 화웨이 제재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6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단번에 13.6%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6월 들어 13.8% 오르며 5월 초 주가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때도 위기를 매수 기회로 보고 SK하이닉스 주식을 산 사람은 보름 새 적지 않은 이득을 챙겼습니다. '조정 시 매수'(buy on dips) 전략이 또다시 유효했습니다.

세 번째 위기는 이달 초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면서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두 번째 위기와 악재를 겨우 털어버렸나 싶었는데 말이죠.

일각에선 세 번째 악재는 그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초강력 악재라고 크게 우려했습니다. 나아가 우리나라 국가 경제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도 걱정했습니다.

그러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일주일동안 –7.28% 빠지고 삼성전자는 –5.64%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위기와 악재는 금방 극복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일주일 만에 반등으로 돌아섰고 이후 각각 14.5%, 4.96%까지 올랐습니다.

세 번째 위기와 악재가 닥쳤을 때 공포에 휩싸이지 않고 SK하이닉스 주식을 산 사람은 큰 수익을 냈습니다. 이때도 '조정 시 매수'(buy on dips) 전략이 또 유효했습니다.


세 번째 위기가 가장 강력하다고 했는데도 조정기간이나 폭이 짧고 적었던 이유는 아마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조정 시 매수'(buy on dips) 전략이 반도체주에 특히 SK하이닉스에 유효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렇게 세 번째 위기와 기회는 왔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올해 반도체주에 특히 SK하이닉스에 닥친 세 번의 위기에 누구는 '조정 시 매수' 전략으로 계속해서 이득을 얻었지만 또 다른 누구는 불안해 하면서 대박을 얻을 기회를 하염없이 날려 보냈습니다.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