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 회피' 유승준, 사실상 국내 연예 활동 길 열려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7.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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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재외동포체류자격(F-4) 비자로 입국시 취업·경제활동 가능

군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ㆍ43)씨에게 우리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하며 입국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사진=뉴스1 군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ㆍ43)씨에게 우리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하며 입국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사진=뉴스1


대법원이 군 입대를 선언했다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후 입국이 금지돼 온 가수 유승준씨(미국명 스티브 유·43)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유씨는 입국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LA) 한국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



유씨는 법률대리인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를 통해 “대법원 판결에 깊이 감사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사회에 심려를 끼친 부분과 비난에 대해서는 더욱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법원이 비자 발급 거부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으므로 이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이후 비자거부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되면 이후엔 주LA 총영사 등 관계당국이 유씨가 낸 비자 신청에 대해 다시 판단해 비자 발급 등에 대해 처분한다.



유씨는 2015년 8월 피고(주LA총영사)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F-4)의 사증발급을 신청한 상태였다. 이 F-4비자와 관련해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출입국관리법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의 관련 조항이 모두 적용된다.

재외동포법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 비자 발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유씨와 같은 외국국적동포가 41세가 되는 해 1월1일부터 입국이 가능하다. 이에 따르면 유씨는 41세가 넘어 재외동포법에 따라 관련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있는 상태다.

입국을 위해선 출입국관리법에도 따라야 한다. 이 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외국인의 경우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 경제·사회 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돼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에서도 유씨가 문제가 없다고 인정된다면 비자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유씨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비자 발급 거부 사유가 있다면 유씨의 입국은 또다시 좌절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외교부 등 관계 당국이 협의해 유씨의 최종 비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른 변수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모든 단계에서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유씨가 F-4 비자를 받아 최종적으로 입국할 수 있다. 유씨가 이 비자로 입국하게 되면 연예 활동이 허용되는 등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게 된다.

F-4 비자는 일반적인 관광 비자 등과는 달라 선호도가 높은 비자다. 국내에 머무르면서 취업이나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되고, 부동산이나 금융거래를 할 때도 대한민국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건강보험 혜택도 동등하다.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유씨에 대해서만 비자를 안 내주는 것은 대법원 판단에서 보듯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외교부와 법무부가 다시 한번 재량판단을 하겠지만 결국 재외동포체류자격을 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병역의무 회피' 유승준, 사실상 국내 연예 활동 길 열려
최종 입국까지는 최소 한 번의 재판과 관계당국 간의 협의 등이 필요하기에 빨라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최종 확정 판결 이후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던 유씨는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이 면제됐다. 이후 2002년 출국 후 입국이 제한됐다. 유씨는 2015년 9월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해 10월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유씨는 소송을 내기 전인 같은해 5월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입국을 하고 싶다는 본인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원심 법원은 유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주LA총영사의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행위인데 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며 이는 부당하니 다시 재판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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