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늘자…지방은행도 '디지털 점포' 전환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07.1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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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서류·현금 없는 '셀프브랜치' 오픈…대구은행도 8월 '디지털 점포' 선보여

BNK부산은행 전경/사진제공=부산은행BNK부산은행 전경/사진제공=부산은행


은행 업무의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점포 운영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객층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오프라인 영업점을 고수했던 지방은행들이 최근 '디지털 점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최근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셀프브랜치(Self Branch) 학장점'을 개점했다. 이 점포는 STM(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과 모바일뱅킹 앱,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하는 신개념 영업점으로, 직원은 1명만 상주한다.

STM은 입출금이나 계좌이체 등 제한된 업무를 처리하는 기존 ATM(현금자동입출금기)과 달리 예·적금 신규 가입은 물론 카드 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대부분의 창구업무를 고객 스스로 할 수 있다. 기존 은행 창구에서 가능했던 업무의 약 90%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어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부산은행은 셀프브랜치 학장점을 서류와 현금이 없는 점포로 운영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학장점은 금융과 이종(異種) 사업이 제휴한 콜라보 점포이기도 하다. 커피브랜드 '이디야 커피'와 결합한 이른바 '카페 인 브랜치' 지점이다. 안락한 카페 분위기를 통해 고객들의 체감 대기시간을 줄이고, 유휴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DGB대구은행도 디지털 점포를 도입한다. 오는 8월 대구수목원 인근 대곡2지구에 디지털 점포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특성상 고령 고객층이 많은 점을 고려해 점포 운영 전략을 '투트랙'으로 가져간다. 약 250여개의 대구은행 점포 가운데 도로변 주변 점포는 더 키우고, 아파트 단지 주변 소규모 점포는 디지털 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태오 대구은행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성과를 본 후 미비점을 보완해 디지털 점포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중심 거점점포 외 나머지는 스마트 형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이 디지털 점포로의 전환에 나서는 이유는 직원 배치 등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오프라인 영업점의 효율성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들은 오프라인 영업점 방문보다 디지털 채널을 통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은 지방은행보다 앞서 디지털 점포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STM이 설치된 디지털 점포는 133곳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전체 거래의 95% 가량을 차지하면서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 점포를 도입하고 있다"며 "인프라만 갖춘다고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고객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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