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이볼 만들기

손기은(프리랜스 에디터, 술 중심의 문화공간 ‘라꾸쁘’ 대표) ize 기자 2019.07.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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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씻겨줄 수 없는 여름 갈증이 있다. 이럴 때 단맛 하나 없이, 기름을 쫙 뺀 하이볼을 한잔 마시면 얼굴 앞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각자의 위스키 하이볼을 만드는 방법이 있겠지만, 의식처럼 치르는 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집에서 하이볼 만들기


1. 먼저 베이스 위스키를 고른다.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역시 위스키다. 가장 많이 손이 가는 위스키는 조니워커 블랙이다. 술보다 탄산수에 가까울 정도로 가벼운 하이볼이 마시고 싶을 땐 콤파스박스 그레이트킹을 고른다. 달큰한 피트 향이 엷게 퍼지는 하이랜드파크 12년도 좋아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걸 고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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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이볼 글라스를 준비한다.
집에서 하이볼을 마실 땐 하이볼용 글라스를 하나 준비하고, 그 잔에만 계속 마신다. 그래야 내 입맛에 딱 맞는 비율의 하이볼을, 잔에 채운 술과 탄산수의 높이만으로 딱 맞출 수 있다. 400ml 이상이 들어가는 잔이 좋다.



집에서 하이볼 만들기
3. 최대한 큰 얼음을 준비한다.
바에서 마시는 하이볼과 집에서 마시는 하이볼의 가장 큰 차이는 얼음이다. 크고 단단한 얼음일수록 술이 천천히 녹고 바의 기분을 낼 수 있다. 요즘 리빙숍에서는 큰 크기의 얼음을 얼릴 수 있는 틀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긴 막대 얼음이나 큰 사각 얼음을 이용한다. 뚜껑이 있는 얼음틀이어야 냉장고의 잡내가 얼음에 스미지 않는다. 편의점의 돌얼음을 이용한다면 냉동실에서 충분히 꽝꽝 얼려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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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위스키를 붓는다.
25ml~30ml 정도를 계량해 위스키를 붓는다. 소주잔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30ml에서 대여섯 방울 모자란 양이 입맛에 딱 맞았다. 하이볼의 차가운 온도를 위해서 위스키는 냉동고에 얼렸다가 쓴다. 온도도 온도지만, 따를 때 진득하게 쏟아지는 그 질감이 좋아 얼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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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탄산수를 붓는다.
부드러운 탄산감이 있는 하이볼을 좋아해 산 펠레그리노를 주로 쓴다. 절대 가향이 된 탄산수는 쓰지 않는데, 깔끔하고 신선한 맛이 하이볼의 생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약 120ml 정도의 탄산수를 잔 벽 쪽으로 떨어지게 조준해 천천히 붓는다. 얼음 위로 탄산수가 떨어지면 기포가 많이 날아갈 수 있다. 젓가락으로 잔 벽을 따라가며 5~6번 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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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레몬필을 더한다
베이킹 소다로 깨끗하게 씻은 레몬을 필러로 껍질만 얇게 깎아낸다. 레몬 껍질을 바깥쪽으로 오게 반으로 접어 레몬 오일과 향이 잔 위로 뿌려져(뿜어져) 나오도록 한다. 그 (다음) 레몬 껍질을 잔 안으로 넣어 마지막 향까지 술이 머금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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