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7일 만에 5배…' 스팩 또 이상한 급등락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7.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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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스비아이스팩 등 최근 상장한 스팩 주가 변동성↑…"신규 스팩 주가 급등은 이례적, 투자자 피해 우려"

'상장 7일 만에 5배…' 스팩 또 이상한 급등락


최근 상장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주가가 급등 뒤 급락 흐름을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로, 신규 상장 스팩의 주가 급등락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신규 상장한 7개 스팩 중 5개의 주가가 비교적 단기간에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특히 한화에스비아이스팩 (2,035원 ▲5 +0.25%)은 지난 5월 3일 상장 첫 날 상한가에 진입하더니 7거래일 만에 공모가의 5배에 가까운 9750원까지 치솟았다. 유진스팩4호 (2,645원 ▼25 -0.94%), 신한제5호스팩 (589원 ▼6 -1.01%)은 각각 5000원, DB금융스팩7호 (1,653원 ▼12 -0.72%)신영스팩5호 (3,555원 ▲190 +5.65%)는 각각 4000원 이상으로 올랐다. 스팩의 공모가는 대부분 2000원이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상장한 뒤 3년 안에 비상장 혹은 코넥스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어떤 기업과 합병하느냐에 따라 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된다. 청산할 경우 투자자에겐 원금과 일부 이자를 지급한다. 이 때문에 스팩 공모주나 2000원 수준 가격에서 투자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



스팩은 합병 기업을 확정하지 못한 상장 초기에는 특별한 주가 변화 사유가 없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합병에 성공한 스팩의 합병상장까지 걸린 평균 소요 시간은 약 1년 9개월이다. 그럼에도 신규 상장 스팩의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묻지마 투자'나 피합병기업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 혹은 급등주 추종 매매 등에 영향을 받은 사례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신규 상장한 스팩 모두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지 못했다.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은 장중 최고가를 찍은 지난 5월 14일 결국 하한가로 마감했다. 당일 종가의 고가대비 하락률은 44%다. 지난 4월 이후 상장한 스팩 중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을 제외한 나머지 6개는 현재 공모가와 엇비슷한 2000원대 초중반 가격에서 거래 중이다. 증시 상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스팩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 없는 주가 상승은 스팩에도 부담이다. 스팩이 가진 현금은 공모가인 2000원에 주식수를 곱한 금액으로 정해져 있다. 스팩과 피합병법인의 합병 과정에서 스팩의 높은 주가는 합병비율에 영향을 주고, 이는 곧 피합병법인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합병을 앞둔 스팩의 주가가 대체로 2000원대안팎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올해는 스팩 상장이 예년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팩이 전통 제조업 등 공모 시장에서 비교적 인기를 끌지 못하는 업종의 상장 방식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 투자 심리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 스팩 상장 수요가 확대된 측면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팩의 가치는 어떤 기업과 어떤 비율로 합병하느냐에 달린 만큼 아직 피합병법인을 확정하지 않은 신규 상장 스팩의 주가 급등락은 이례적"이라며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스팩의 경우 대체로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스비아이스팩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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