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논란에 건설주 휘청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7.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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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위험요소 적은 종목들 상대적 매력 부각될 것"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건설주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사실상 원가 수준에서 분양한다는 의미인 만큼 건설기업들의 이익이 대폭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의지 뚜렷…건설주 우르르 = 9일 오전 11시 12분 현재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전일 대비 2.56% 내려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0.55%) 보다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이날 하락세는 전날(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분양가 상한제 도입 가능성 관련해 "다양한 개선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답변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대한 의지를 보다 뚜렷하게 나타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낮아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는 만큼 건설업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 및 개발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사업지에 따라 사업 지연이나 취소 리스크(위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후분양이든 선분양이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면 원가 수준의 분양을 해야하는 점에서 정책의 강력함이 있다"며 "이는 민간택지 시행사업을 하는 시행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 규제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 가장 우려되는 HDC현대산업개발 (17,430원 ▼510 -2.84%)이 5%대 하락세고, GS건설 (14,950원 ▼230 -1.52%) 동아지질 (12,810원 ▼220 -1.69%) 태영건설 (2,310원 ▲10 +0.43%) 등이 4%대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연간 분양계획의 대부분(2만516가구 중 1만4857가구)을 4분기에 분양 예정인 현대건설 (33,000원 ▼250 -0.75%)도 2%대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정책 기조가 지속된다면 분양가 인하로 인한 사업성 저하로 건설업종에는 전반적인 주택 분양 축소의 부정적 이슈가 될 전망"이라며 "일부 단지에서 추진 중인 후분양제 역시 고분양가를 통한 사업성 유불리 이전에 민간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부진했던 점도 부담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6월 말 기준 해외 수주는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며 "연초 수주를 기대했던 32억달러 규모의 UAE(아랍에미리트연합) GAP(루와이스 가솔린 및 아로마틱스)의 수주가 2020년으로 미뤄지는 등 UAE에서의 수주가 10분의 1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상대적 위험 요소 적은 종목들 위주로 매수 추천 =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분양 예정물량이 많은 만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와 시점에 따라 개별 종목별로 주가 추이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 요인이 적은 건설주를 중심으로 향후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종목이 삼성엔지니어링 (25,000원 ▼200 -0.79%)태영건설 (2,310원 ▲10 +0.43%)이다. 삼성엔지니어링 (25,000원 ▼200 -0.79%)은 주택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건설주다. 이날 주가는 250원(1.5%) 하락하며 약세를 연출하고 있지만 향후 건설업종 내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의 경우 올해 자체 분양을 완료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 채 연구원은 "주요 대형 건설사의 경우 분양물량이 이연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며 "반면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은 올해 자체분양을 완료하면서 가장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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