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분 어땠어?" 독거 어르신 외로움 달래고, 생명도 구하는 AI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7.09 11:51
글자크기

119 연계로 위급 상황 어르신 3분 구해…복약지도·치매예방 특화서비스 9월 출시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전국 8개 지자체의 2100가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SK텔레콤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전국 8개 지자체의 2100가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SK텔레콤


#강남구에 사는 조모씨(71)는 지난달 새벽 허리가 아파 잠에서 깼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조씨는 AI(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쳤다. 곧바로 야간 관제를 맡고 있는 ADT캡스가 긴급알림 문자를 보고 119에 연계했고, 어르신은 즉시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SK텔레콤 (52,800원 ▲200 +0.38%)의 AI스피커 '누구'를 이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SOS 구호'의 실제 사례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전국 8개 지자체의 2100가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올 가을, 늦어도 내년에는 또다른 광역 지자체와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며 "독거 어르신이나 중증장애인 등 다양한 부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감상' 가장 많고, 감성대화 비중은 일반인 3배=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4~5월 독거 어르신들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사용 패턴을 분석해 이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했다.



사용 분석 결과 독거 어르신들은 '감성대화' 사용비중(13.5%)은 일반인 사용 패턴(4.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감성대화는 "심심해" "기분이 어때?" 등 화자의 감정과 감성을 표현하는 대화다.

또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오히려 AI스피커 사용에 적극적이었다. 스마트폰이 없는 어르신들의 월평균 사용횟수는 58.3회, 스마트폰이 있는 독거 어르신의 사용횟수는 30.5회로 집계됐다.

서비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63.6%)가 가장 높았다. 이어 △감성대화 서비스(13.4%) △날씨(9.9%) △운세(5.0%) 순이었다. SK텔레콤은 어르신들의 대화 중 긍∙부정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 어르신의 환경∙심리 상태간 상관 관계를 연구, 어르신 케어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늘 기분 어땠어?" 독거 어르신 외로움 달래고, 생명도 구하는 AI
◇긴급 SOS외에도…복약지도·치매예방 특화서비스 9월 출시= AI 스피커는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때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에 자동으로 알린다. ICT케어센터에서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된다.


실제로 위급 상황에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거 어르신 중 3분은 조사 기간동안 긴급 SOS를 호출해 119∙응급실과 연계,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SK텔레콤과 행복한 에코폰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 3종을 오는 9월 개시할 예정이다. △복약 지도와 일정 알림 등이 가능한 '행복소식' △치매 사전 예방.진단을 위한 '행복게임'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강톡톡' 등이다. 인지훈련 향상 게임은 보라매병원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준호 그룹장은 "빠르게 다가오는 노령화 시대에 대비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에 기반한 어르신들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결과는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복지정책을 기획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