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AP/뉴시스】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2019년 6월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연례 ‘2019 세계 개발자 대회'(WWDC)에서 연설을 마치고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장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식에 대해 매도를 권한 이유로 아이폰 등 주력 제품의 판매 둔화를 들었다. 올 가을 공개될 신형 '아이폰11(XI)'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주가도 올들어 26% 넘게 오르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올초부터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로 랠리를 펼친 기술주는 최근 협상 결렬 우려가 커지면서 부진을 겪어왔다. AB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현재 기술주의 주가는 높은 반면 실적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특히 고평가된 기술주들의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떨어졌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98포인트(0.43%) 내린 2만6806.1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4.46포인트(0.48%) 하락한 2975.9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63.41포인트(0.78%) 떨어진 8098.38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는 아마존만 빼고 모두 하락했다.
미국의 고용호조가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뉴욕증시 약세를 부추겼다.
지난 5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정부 및 비농업 민간기업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22만4000개에 달했다. 전월 7만2000개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당초 시장은 지난달 일자리 증가폭을 16만개 정도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30∼31일 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에 50bp(1bp=0.01%포인트)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5.9%에 불과하고,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이 94.1%에 이른다. 50bp 인하 기대는 독립기념일(7월4일) 휴장 직전인 지난 3일엔 29.7%에 달했으나 5일 고용호조 소식에 5분의 1 토막이 났다.
스파르탄캐피탈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예상 밖으로 좋았던 고용지표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꺾었다"며 "연준은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좀 더 많은 금리인하의 근거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프랭클린파이낸셜서비스의 브렛 유잉 수석전략가는 "파월 의장에겐 이번주가 올해 중 가장 중요한 한주가 될 것"이라며 "시장은 연준이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연준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주 월가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오는 10~1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다. 파월 의장은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1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차례로 증언한다. 향후 금리인하 폭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전망에 대한 발언이 주목된다.
11일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만약 또 다시 연준의 목표치를 현저히 밑도는 저물가가 확인된다면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린다.
줄리어스 베이어의 패트릭 랭 주식리서치본부장은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 연준이 이달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관건은 10일부터 있을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고용지표처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어떤 경기지표든 주식시장 입장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을 줄이는 악재가 아니라 강세장의 명분이 되는 호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