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윤우진에 변호사 소개, 위증" vs 윤석열 "선임 안돼서 문제 안돼"

머니투데이 백지수 , 최민경 기자 2019.07.0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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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변호사 소개해줬다는 문자 전제 잘못돼"…與 "野에 사과하고 넘어가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9일 과거 자신이 뇌물사건에 휘말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했다고 직접 말한 통화 녹취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윤 전 서장이) 선임은 안 했다"고 말했다.

변호사법 제37조에 따르면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관련 있는 법률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6조에도 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 사건이나 법률 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나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 직원에게 소개·알선·유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같은 조항들을 두고 윤 후보자가 변호사법을 위반한 데다 앞선 청문회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전날에 이어 차수 변경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언론사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 녹취 파일이 재생되고 야당 의원들의 해명 요구가 이어지자 "변호사를 정해주는 것이 소개 아니냐. 전제가 잘못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파일은 한 인터넷 매체가 2012년 당시 한 기자가 윤 후보자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 녹취 파일을 입수해 보도한 것이다. 녹취 음성에서 윤 후보자는 친분이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2012년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되자 대검 중수부 후배 출신인 이남석 변호사에게 "네가 윤 전 서장을 만나보라"고 말했다.

당시 녹취록에서 윤 후보자는 이 변호사에게 "이 양반(윤 전 서장)이 다른 데서 걸려 온 전화면 안 받을 수 있으니 이 변호사에게 문자를 넣어주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다만 녹취 속 윤 후보자는 윤 전 서장이 동생에게 상황을 얘기한 후 이 변호사 대신 최종적으로 박모 변호사를 변호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에게 연락하라고 전한 적 있지 않느냐고 묻는 주광덕 한국당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은 이 변호사가 국세청에 윤 전 서장 변호인 신분을 밝히고 각종 문서를 주고 받았다는 기록을 공개하며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가 공개되자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위증하고 변호사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이 변호사가 변호사로 선임되지는 않았지만 윤 후보자가 다 코치해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도 "윤 후보자가 형사 사건 선임계를 제출했는지 안했는지 확인 못했을 수도 있지만 객관적 사실이 있기 때문에 후보자 답변이 상당히 부적절하다.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원내대표)도 "윤 후보자가 하루 종일 윤우진 사건과 무관한 듯이 말했는데 청문위원으로서 하루종일 우롱당한 느낌"이라며 "변명할수록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국민들이 싫어하는건 정직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항의했다.

여당 의원들은 당혹감을 보였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오해 소지가 충분히 있지 않았느냐"며 "소개시켜준 것이라 볼 수도 있으니까 야당에 사과하라"고 윤 후보자에게 말했다.

윤 후보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7년 전 정확히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저렇게 말했을 수 있지만 선임되도록 한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또 "처벌되느냐 마느냐 떠나서 공직자가 부적절했다는건 어느 변호사한테 물어좀 봐라 이런게 아니라 사건을 알선하고 선임시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제가 7년 전 저 당시에도 몇 달 전 얘기인데 기자들이 자꾸 소개하지 않았냐는 문자가 오니까 윤대진에게 불똥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얘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실제 사실관계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저 녹음 파일을 부정하진 않는다, 앞선 기사와 같은 내용"이라며 "다만 제가 도덕적으로 문제제기할 만한 사건 선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오해 있다면 명확히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이 사람(윤우진)이 죽고싶다는 얘기까지 하니까 (이 변호사에게 만나보라 했던 것이고)… 저에게 남아있는 거는 사건 선임시킨적 없고 사건 개입한적 없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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