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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日 해외공장 조달로 찾지만…"정부 승인 있어야" 난색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심재현 기자 2019.07.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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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해외공장 단기간 내 물량 변경 현실적 불가능…품질 이슈로 대체제 찾기도 난항

이재용, 日 해외공장 조달로 찾지만…"정부 승인 있어야" 난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풀기 위해 일본 소재업체 해외공장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민간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뛰고 있지만 한일 양국 정부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8일 복수의 정·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스텔라, JSR 등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들은 수출규제 대상이 아닌 해외공장을 통해 추가 물량을 공급해달라는 한국측 요청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으로의 소재 수출규제 방침을 발표하면서 일본 제조사의 해외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텔라의 경우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JSR은 벨기에에서 반도체 회로를 설계대로 깎아내는 식각 공정용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한다.



일본 업체들이 해외공장에서 생산된 물량까지 정부 눈치를 보는 것은 아베 내각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초강수를 고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한국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 발표와는 별개로 일본 소재업체 사이에서는 해외 공장을 통헤 한국 업체에 수출할 경우 일본 당국이 심사할 것이라는 말이 돈다"며 "해외 공장을 우회하는 방안이 의미있는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해외공장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우회 방식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고 해도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 공장마다 이미 생산과 공급물량이 딱 맞게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에만 추가 물량을 챙겨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방침이 알려지자마자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SK하이닉스 (94,400원 ▼500 -0.53%)가 일본 소재업체에 임직원을 급파했지만 추가 확보한 물량이 1주일 분량에 그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업체를 위해 공장을 확장해 물량을 늘려도 적어도 1~2년이 걸릴 것"이라며 "일본 소재업체 입장에선 일본 현지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 물량을 늘리기 위해 해외공장을 증설한다는 것도 고려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스텔라의 경우 대만 TSMC 공장 옆에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대부분 TSMC 공급용이기 때문에 한국 업체에 줄 물량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공장마다 자체적으로 생산 물량 계획이 있는데 갑자기 이를 변경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일부 라인 증설로 국내 업체 소비량을 충족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일본 출장길에서 이건희 회장 때부터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공급업체들도 이번 정부의 수출 규제로 타격을 입는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 내 재계 원로와 유력 기업인들을 통해 조언을 들으며 간접 지원이 가능한지 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일본산 소재가 소진되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동진쎄미켐 (36,700원 ▲800 +2.23%)(포토레지스트), 솔브레인 (26,850원 ▲400 +1.51%)·이엔에프테크놀로지 (24,000원 ▼100 -0.41%)(에칭가스) 등 국내 업체로부터 대체제를 찾으려는 테스트에 착수했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 특성상 특정 소재를 변경했을 때 완제품에서 동일한 특성이 나오는지 품질 테스트를 하는 데만도 40~50일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50여개 반도체 세부공정에 쓰이는데 조금만 불순물이 섞여도 에러가 발생한다"며 "세정은 몰라도 에칭(식각) 공정에는 일본산 불화수소가 아닌 대체제를 쓰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처 다변화가 하루아침에 적용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일본 정부 수출규제 이후 첫 승인이 날 때까지의 불확실성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이 기간 수급을 어떻게 조절할지 개별적인 대책을 세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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