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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 끄러…'굳은 표정, 빠른 걸음' 日출장길 오른 이재용

머니투데이 김포공항=심재현 기자 2019.07.0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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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출장 공개되자 역효과 우려 긴장감 역력…日인맥 두터워 발등의 불 된 소재 확보에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일본 출장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출국장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일본 출장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출국장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6시40분 비행기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현지 경제인들과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소재 수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일 정부간 사태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자 물밑 해법 모색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 굳은 표정으로 김포국제공항에 도착, 빠른 걸음으로 출국장으로 향했다. 출국 수속을 밟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꼭 다문 상태였다.



탑승예정 비행기는 6시40분 출발 일본 하네다공항행. 굳은 표정과 발걸음에서 이번 사태를 대하는 심각함이 짙게 배어났다.

당초 비공개로 추진됐던 이 부회장의 일본 방문 계획이 알려진 것은 지난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대 그룹 총수와의 회동을 공개 추진하는 과정에서였다.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 등을 이유로 회동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게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이 상당히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 정부간 정치적 사안이 확전하면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도체 소재 확보를 위해 직접 돌파구 모색에 나섰지만 물밑 행보가 노출될 경우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 (51,900원 400 +0.8%)는 이날 오후까지 이 부회장의 일본 방문 계획에 대해 "일정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오는 10일로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기업인 간담회를 앞두고 이 부회장이 귀국길에 오르지 않겠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재계 한 인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사태 대응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치적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기업들의 부담을 의식해 이날 뒤늦게 간담회 추진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출국시간대에 비춰볼 때 간담회에 참석한 뒤 일본 출국길에 올랐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부친인 이건희 회장 때부터 쌓아온 인맥을 활용해 시급한 반도체 소재 수급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삼성전자가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은 물론 애플,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난 4일 한국을 찾은 일본 최대 IT·투자업계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일본이름 손 마사요시)과의 두차례에 걸친 단독, 단체면담에서 손 회장과 이번 일본 방문 일정에 대한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손 회장과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119,000원 1000 -0.8%)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74,800원 800 +1.1%)그룹 회장이 모인 만찬 자리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손 회장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일본 재계 인맥이 두터운 편이다. 사업 영역에서 삼성전자가 일본 이동통신업체와 협력관계인 데다 반도체 소재 업계와의 동반자 관계를 이어온 역사도 30년이 훌쩍 넘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에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 경영진과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는 등 일본어에 능통하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고 야나기하라 카즈오 교수가 2016년 1월 별세했을 땐 직접 도쿄로 건너가 빈소를 찾았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와세다대에서 유학했다.


삼성전자 내부사정을 잘 아는 재계의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이 일본의 인맥을 활용해 최근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보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 주최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방일 소회를 우리 정부에 전할 수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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