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보험파는 시대...24시간 가입·보험금 청구도 간편하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9.07.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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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 바뀐다 14]페르소나시스템, AI인슈어런스 로보텔러

편집자주 불가능하지만 규제 특례를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모레놀이터(샌드박스)'에서 놀아보겠다는 서비스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리즈로 짚어본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40대 직장인 A씨는 암 발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료비를 보장하는 암보험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보험설계사를 만나 설명을 듣고 가입하려니 업무 시간 중에는 따로 시간이 나지 않고 번거로울 것 같았다. 인터넷으로 온라인 암보험 상품을 둘러봤는데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보장 금액이나 보험료는 적정한지 궁금증이 더 들었다.

내년 초 AI(인공지능)를 이용한 보험가입 서비스 'AI인슈어런스 로보텔러'가 출시되면 A씨와 같은 금융소비자의 고민이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핀테크 업체인 페르소나시스템과 보험회사인 DB손해보험이 공동 개발하며, 내년초 출시되면 AI 보험설계사를 통해 비대면으로 보험가입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모집 자격을 갖고 있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상품 설명을 듣고 계약 해야 한다. 보험설계사들은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에서 실시하는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보험설계사를 통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을 종합적으로 설명 들을 수 있고, 적합한 보장 범위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보험설계사가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상품 정보 중 일부를 생략하거나 보장 내용을 과장해 설명하는 등 불완전판매 위험도 없지 않다. 전화로 가입하는 TM(텔레마케팅) 상품 역시 이런 위험부담이 있다. 또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바쁜 직장인들은 온라인으로 저렴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상품 정보를 추가로 알고 싶어도 더 알아볼 방법이 많지 않다. 나중에 보험금 지급 신청을 할 때 전담하는 담당 설계사가 없으면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도 들 수 있다.

반면 AI 보험설계사는 24시간 상담을 해준다. 보험가입시 필수사항에 대한 설명 누락이나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충분히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AI 보험설계사와 음성으로 통화를 할 수도 있고, 카카오톡처럼 SNS 방식의 문자로 AI와 1대1 상담이 가능하다.

DB손해보험의 암보험과 운전자보험 등 비교적 상품 구조가 간단한 서비스부터 내년에 먼저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AI를 통한 최대 모집 건수는 연간 1만건으로 제한했다. DB손해보험을 통해서만 판매되고 체결된 계약 전건에 대해 통화품질모니터링을 실시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판매된 상품에 대한 모든 민원, 분쟁, 소송에 대해선 DB손보가 1차 책임을 진다.


보험업법 83조는 '보험을 모집할 수 있는 자'를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보험회사의 임원 또는 직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AI를 통한 보험모집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최장 4년간 보험업법 83조를 적용하지 않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유승재 페르소나시스템 대표는 "보험은 '고가'의 상품인데도 보험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전체적인 서비스가 상당히 불편하다"며 "AI를 통하면 24시간 언제든지 상담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소비자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들을 수 있도, 보험금 청구를 할 때 최대한 절차를 단순화 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정 기간 테스트가 끝나면 대상 상품이 확대되고 AI가 판매할 수 이는 상품 건수도 연간 1만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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