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아베 발언, WTO체제 위배되는 말 직접한것"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19.07.0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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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응 방침 상세 설명, 일본과 협상력 떨어뜨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조치의 원인으로 한국과의 신뢰 저하를 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에 대해 "WTO 체제에 위배되는 말을 직접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전날 한일 청구권 협정과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이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좀 의외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를 했다는것을 직접 표명한 것"이라며 "전략물자 수출과 관련된 바세나르 협약, 가트(GATT) 협약에 기초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위배되는 말을 직접 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방침에 대해 적극적인 설명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에 대한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국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김 실장은 "국민들에게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드리는게 정부가 일을 하면서 지원을 받는 효과도 있겠지만 저희가 준비한 게 어느 정도인가를 설명하면 일본과의 협상에서 협상력을 떨어트리는 일이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수출)규제하면 일본이 정말 곤란해할 품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은 오래 준비해왔다. 일본의 첫번째 카드에 우리가 대응하면 일본은 다른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스컬레이션(갈등 상승)을 만들겠다는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의도이고, 거기에 말려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롱리스트) 앞 순위에 있는 국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품목은 기업과 사전에 협의하면서 준비를 부탁드린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런 품목이 몇 달 준비한다고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고 국내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게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준비를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고, 더욱 기업과 협의해 준비태세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장기적 측면에서는 필수 소재·장비·부품을 국산화하는 산업정책의 모멘텀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은 수출 규제가 일본에게도 타격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일본은 한국에 가장 아픈 품목을 골랐겠지만 그것이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상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도 생산 차질을 일으킬 수 있는 품목들이다. D램반도체의 경우 두 개의 우리 기업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이 어느 시점에서 방향 선회를 하느냐는 일본 국내 여론과 세계 시장의 반응이 좌우하게될 것"이라며 "차분하게 원칙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태도를 누그러뜨리는게 가장 좋은 경우인가'라는 질문에는 "희망컨대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위험 관리는 낙관적 상황만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위험요소를 사전에 검토해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많은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는 지적에는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성공 이벤트가 도쿄 올림픽 개최와 마무리일텐데, 그렇게까지 길게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국제 공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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