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 쇼"…트럼프 독립기념일 행사에 '돈 낭비' 논란

뉴스1 제공 2019.07.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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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장갑차 동원…예년 2배 규모 불꽃놀이도
WP "250만달러 국립공원 관리 예산 전용됐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날 행사를 '일생일대의 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대선을 의식한 지나친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7월4일 링컨 기념관에서 열리는 우리의 '미국에 대한 경례'(올해 독립기념일 행사의 명칭)는 정말 크다"며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훌룽한 경제를 이룩했고 가장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며 "나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획한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서는 기존보다 2배 이상 규모인 대형 불꽃놀이와 군악대가 동원된다.

이밖에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F-22 및 F-35 스텔스 전투기, 해군 곡예비행단 '블루앤젤스', 에이브럼스 탱크와 브래들리 장갑차 등이 투입돼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당일 1시간 가량 연설에 나선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척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의식이 너무 과잉된 나머지 독립기념일 행사를 주목받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으로 만들고 있다"고 썼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줄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출신 노숙인들에 관심을 갖는 대신 자신을 위한 퍼레이드를 만들며 자의식을 높이는 데 세금을 쓰고 있다"며 "이 무슨 돈 낭비인가"라고 질타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국립공원 이용과 관리에 사용될 약 250만달러(약 29억원)의 공금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위해 전용됐다고 보도했다.

비용 낭비 지적이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내일 독립기념일 행사 비용은 그 가치에 비해 매우 적을 것"이라며 "우리는 비행기를 소유하고 있고, 조종사도 있으며, 공항은 바로 옆(앤드루스)에 있어 필요한 건 연료밖에 없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또 "불꽃놀이는 기부를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애초 병력 1000명이 행사에 동원되기로 예정됐지만 300명으로 줄었다"며 "이 병력은 탱크를 해체하고 행사 뒷정리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행사 규모에 필요한 인원, 장비, 안전조치 등에 드는 추가적인 비용을 간과하고 있다"며 "연설 도중 그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장비엔 2만4000달러가 들고 그 외 추가로 금속탐지기나 비밀요원, 보호벽을 만드는 데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립기념일 행사에 군대와 군사 장비를 동원하는 것은 군대를 정치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앤서니 지니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NYT에 "군인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도록 거기에 두고 탱크는 붉은 광장(러시아식 군사퍼레이드가 이뤄지는 곳)에 놔둬라"고 말했다.

조던 리보위츠 시민단체 '국민을 위한 책임과 윤리(CRE)' 홍보팀장은 CNN에 "군인들은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있다"며 "군인들이 제복을 입은 채 대통령 옆에 나란히 서서 정치적 연설을 듣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링컨 기념관 앞에서 군인들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AFP=뉴스14일(현지시간) 미국 링컨 기념관 앞에서 군인들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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