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방카·김여정…한반도서 펼친 '북미 가족정치'

머니투데이 오상헌 , 김성휘 , 최태범 기자 2019.07.0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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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퍼스트패밀리](종합) 트럼프의 '딸사랑', 김정은의 '동생바라기'

【오사카=AP/뉴시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여성의 힘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한 후 주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아베 총리 오른쪽에 앉은 여성은 네덜란드의 막시마 여왕이다. 2019.07.01.【오사카=AP/뉴시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여성의 힘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한 후 주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아베 총리 오른쪽에 앉은 여성은 네덜란드의 막시마 여왕이다. 2019.07.01.




①떴다 '로열 패밀리'…이방카·김여정 '아빠·오빠'의 이름으로

독재vs민주 북미 '가족정치' 동질감…이방카, 판문점 '역할설'·김여정 위상격상

파격과 모험을 즐기는 '승부사 기질'의 북미 정상에겐 또하나 공통점이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속담처럼 권력 핵심부에 '퍼스트 패밀리'(first family·일가)인 동생과 딸을 앉혔다는 점이다.



북한은 3대 세습의 사회주의 독재 국가로 김씨 일가의 족벌 정치는 상대적으로 자연스럽다. 반면 미국은 선출직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상징이다. 체제의 극단에 선 리더인 미국 정상의 닮은 꼴치곤 묘한 접점인 셈이다.

'족벌 정치'의 핵심을 이루는 인물은 각각 김여정(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이방카 트럼프(백악관 선임보좌관)다. 김여정은 '백두혈통'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동딸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이다. 김 위원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참모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는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자방카'(재러드+이방카)로 불린다. 미국 언론 등 외신들은 '자방카'를 워싱턴의 최고 실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달 초 영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이유나 설명없이 성인 자녀 네 명(도널드 주니어, 이방카, 에릭, 티파니)과 맏사위 쿠슈너, 둘째 며느리 라라를 데리고 가 구설을 자초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달 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한 이들은 '인증샷'을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했다.

정치인의 공사 구분과 친인척 동향에 민감한 우리 정치 풍토에선 상상조차 수 없는 일이다. 미국 내에서도 '네포티즘'(친족에게 관직·명예 등을 부여하는 친족중용주의)이란 비판과 '트럼프 왕조의 데뷔전'이란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방카가 지난달 29~30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나눌 때 이방카와 그녀의 남편 쿠슈너가 배석했다"고 보도했다. '자방카'가 배석한 회담이 북미 정상의 비공개 양자회담이나 고위급 대표가 함께 한 4자회담인지, 회담 초입부 상견례 자리였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북핵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회담에 역할과 자격이 뚜렷하지 않은 이방카 부부가 참석한 건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이방카의 존재는 미국을 마치 입헌군주제 국가처럼 보이게 한다"(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말도 나왔다. 존 커비 전 국무부 대변인은 이방카가 G20 정상회의 주요 회담에 참석한 데 대해 "민주 대의제 정부로서의 미국의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방카는 선출되지도 않았고 공식 임명된 적도 없다"고 했다.

【판문점 =뉴시스】박진희 기자 =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판문점회동에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장금철(오른쪽)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부장은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해임된 김영철 부장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됐으나 그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부장의 공개석상 등장은 북한의 대남라인 정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해 향후 북한이 남북관계에 어떻게 나올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오른쪽부터 장금철 통일선전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2019.06.30.  pak7130@newsis.com【판문점 =뉴시스】박진희 기자 =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판문점회동에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장금철(오른쪽)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부장은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해임된 김영철 부장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됐으나 그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부장의 공개석상 등장은 북한의 대남라인 정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해 향후 북한이 남북관계에 어떻게 나올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오른쪽부터 장금철 통일선전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2019.06.30. pak7130@newsis.com
'로열 패밀리'의 위상을 뽐낸 건 김여정도 마찬가지다. 이번 판문점 회담에도 모습을 드러내 "국무위원급으로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 부처와 정보기관 분석을 재확인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전까지 맡았던 김 위원장 현장 의전 업무는 현송월(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게 확실히 넘겼다.

김여정이 리용호 외무상,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보다 몇 걸음 앞서 북미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에도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국무위원급 위상을 확실하게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 '퍼스트 패밀리'들이 이번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 성사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여정은 지난 달 초 고(故) 이희호 여사 타계 당시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우리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북한의 공식 조의 표명 이후 북미 정상이 친서를 교환하면서 사실상의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성사됐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워싱턴포스트는 '이방카가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는데 판문점 이벤트를 가능하게 한 것은 이방카였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나 부시 가문처럼 '트럼프 왕가(王家)'를 구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방카의 대선 도전 경력을 쌓아주기 위한 의도적인 '띄우기'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담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오후 출국 전 오산 공군기지에서 연설하면서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신스틸러(scene-stealer)를 소개한다"며 이방카를 무대 연단으로 호명하기도 했다.

미 법무부의 역대 장관 목록에 있는 로버트 케네디의 초상화/<br>
https://www.justice.gov/ag/bio/kennedy-robert-francis미 법무부의 역대 장관 목록에 있는 로버트 케네디의 초상화/
https://www.justice.gov/ag/bio/kennedy-robert-francis
②美 국민, '대통령 동생 35세 장관'을 사랑한 이유

부시·클린턴..실력있으면 인정-YS·DJ 굴곡진 역사

미국 정치에서 가장 유명한 '가족 정치인'으로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1925~1968)을 꼽는다. 존 F. 케네디 대통령(JFK)의 친동생이면서 법무장관으로 권력의 핵심부에 있었다.

로버트는 하버드대를 졸업, 버지니아대를 거쳐 변호사가 된 수재다. 1960년 JFK는 대선 승리 후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지명한다. 로버트의 나이는 만 35세. 미국이 들끓었다. 지나치게 젊은데 동생이란 이유로 발탁하느냐는 비판이다. 1981년생 이방카 트럼프가 2017년(36세) 백악관 고문이 됐으니 로버트는 더 빨랐다.

역사의 평가는 반전된다. 그는 쿠바 핵위기 때 백악관 의사결정 라인에 있었다. 인종차별 철페에도 힘썼다. 업무능력, 성과 면에서 '역대급' 법무장관으로 기억된다. 미 정부는 그를 기려 연방 법무부 청사를 '로버트 F. 케네디 빌딩'으로 부른다.

◇美 실력 있으면 인정, '가문의 힘' = 이는 '권력가족'을 보는 미국의 시각을 드러낸다. 아버지 또는 형의 후광을 입은 건 명백한 기득권이다. 그러나 실력이 있다면 수용한다는 거다. 지도층 패밀리(가문)의 존재를 터부시하지 않는 전통도 깔린 걸로 보인다.

2000년대 부시 가문이 케네디 가문에 도전장을 내민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CIA 국장과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아들인 조지 W. 부시가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됐고 재선에 성공했다(2001~2009 재임).

트럼프 시대의 이방카는 부시 가문보다는 로버트 케네디와 흡사하다.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혈연이면서 핵심 보직을 맡아 최측근 정치참모로 활동한다. 백악관 내 여러 권력다툼 정황이 있었지만 이방카 부부의 지위를 흔들진 못했다.

물론 미국은 혈연에게 지위를 물려주는 왕이나 독재국가가 아니다. 선거민주주의 체제에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아들 부시 대통령도 승계가 아니라 선출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두 번의 '퍼스트레이디'를 넘어 직접 '퍼스트맨' 즉 대통령이 되고자 했으나 대선에 실패했다. 케네디 가의 막내동생 에드워드(테드) 케네디도 대선 경선에서 졌다.

대통령의 딸과 사위가 나란히 백악관 참모를 하는 상황이 보편적이진 않다. 믿고 맡길 사람이 딸뿐이란 사실은 비주류-비정당-부동산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한계도 보여준다. 어쨌든 이방카는 세계최강국 권부의 핵심에 있다.

◇韓 '흑역사' 굴레 벗기 안간힘= 한국의 경우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전 대통령의 가족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었다. 전두환 대통령 동생 전경환씨는 5공화국 실세로 대접받았다. 김옥숙 여사의 사촌동생, 즉 노태우 대통령의 처남인 박철언 장관은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렸다.

권력의 그늘도 짙었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 박지만 EG 회장,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은 '소통령'같은 권력자는 되지 못했어도 비극적인 가족사를 안고 살았다.

야당의 대선주자급 유력 정치인은 아들딸들이 별도의 생업을 갖기 어려울 정도로 견제를 받았다. 아버지의 정치는 목숨을 건 일이었고 자연히 아버지를 지켜야 했다. 김영삼 대통령(YS) 아들 김현철씨가 그랬고 김대중 대통령(DJ)의 세 아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집권 후엔 모두 권력형 비리로 얼룩졌다.

김현철 교수는 문민정부 때 정부 직함도 없이 정치와 국정에 관여, '소통령'으로 불렸다. 사실상 국정농단으로, 이는 문민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DJ의 첫째 둘째 아들인 김홍일 김홍업 전 의원, 셋째인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모두 크고작은 뇌물이나 청탁에 연루됐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대통령 자녀들은 정치와 거리를 둔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는 미디어·미술 분야에 작가로 일한다. 문 대통령 딸 다혜씨는 해외로 이주했다.

(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6.30/뉴스1  (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연단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9.6.30/뉴스1
③이방카, 트럼프의 비밀병기..판문점을 흔들다

DMZ 동행-김정은 회담장에도...'딸 그이상' 정치참모 인증

"현저한(prominent), 그리고 셀 수 없는(inscrutable) 역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6·30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이 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핵화 협상 무대에 이미 오른 인물이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뒷선에 머물렀다. 반면 이방카가 핵협상 국면에서 부각된 건 처음이다.

이방카는 지난 28~29일 일본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함께였다. 정치외교적 보좌뿐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에 멜라니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퍼스트레이디'의 빈 자리를 이방카가 대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한했다. 청와대는 경내 상춘재에서 환영만찬 전 칵테일 리셉션을 베풀었다. 김정숙 여사가 이방카와 친밀히 대화했다. 김 여사는 "내일 굉장히 중요한 행사가 있는데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때만 해도 한미 정상의 비무장지대(DMZ) 동행만 예상됐다.

이방카 보좌관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오늘 저녁에 우리 남편이 업데이트해줄 것 있다고 하더라." 그 업데이트는 남북미 3국 정상의 판문점 깜짝 만남인 것으로 다음날 확인됐다.

이방카는 다음날(30일) DMZ 방문단에 들었다. 판문점을 돌아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자유의집 정상회담장에도 들어가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남은 장면이 더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산 공군기지에서 귀국전 자국 장병들 앞에 섰다. 무대 위로 두 사람을 불러세웠다. 폼페이오 장관과 딸 이방카였다. 특히 이방카 깜짝 호출에 우레와 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가족)이면서 백악관 보좌관이라는 독특한 지위로 권력 핵심부에 있다. 가족이면서 측근 보좌관이라는 지위는 꽤 논쟁적이다. 백악관의 '문고리' 아니냐는 거다. 그럼에도 이방카는 건재하다. 아버지이자 상관인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 신임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심지어 사위 쿠슈너도 공개석상에서 농담조로 언급한 적 있지만 이방카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짚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은 뒤로 물리고 이방카와 DMZ에 동행, 김 위원장과 인간적 관계를 강조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남북한의 메시지를 조율한 인물이 이방카였다는 관측도 있다. "업데이트" 발언만 해도, 그가 판문점 빅이벤트에 깊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방카의 존재감을 일찌감치 파악한 걸로 보인다. 상춘재 리셉션에 엑소 멤버들을 초대했다. 이방카 맞춤형 게스트였다. 평창올림픽 때 이방카와 만난 엑소는 이날 재회에서 사인CD를 건넸다.

이방카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도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는 일종의 수단이고, 목표는 정치외교적 성과를 통한 재선 성공일 것이다. "현저하고도 셀 수 없이 많은 역할"을 하는 이방카는 이를 위한 특급 비밀병기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앞서 걷고 있다.2018.9.18/뉴스1
④최측근 특사, 故이희호 조의도…김여정은 '김정은 복심'

친오빠 김정은 의전담당서 위상격상...남북·북미관계 중책 맡을 듯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권력 핵심부에서 활발한 대외 활동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일한 혈족(여동생)이다. 김 부위원장의 형이자 첫 째 오빠인 김정철이 은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3대를 이어온 김씨 일가 세습 권력의 중심에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김여정이 북한 매체에서 처음 호명된 것은 2014년 3월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때다. 북한 매체는 2015년 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라는 김여정의 공식직함을 첫 공개했다. 이후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5년 5월 36년 만에 개최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여정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 위원장의 특사로 남한을 찾았고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고(故) 이희호 여사 서거 조화 전달 등 남북관계의 중요 이벤트에는 김여정이 항상 등장했다. 북미, 북중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대외 업무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비중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과 북미 정상회담 때 김여정은 바삐 뛰어다니던 예전 모습과 달리 한결 여유로웠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을 나와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올 때 뒤에서 한 발 거리를 두고 따라왔다. 김 위원장 현장 의전 역할을 내려놓고 국무위원급으로 격상된 지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여정의 의전 업무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겸 노동당 부부장이 이어받았다. 지난달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순안공항을 통해 방북할 때도 현 부부장이 ‘김정은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함께 의전을 전담했다.


국가정보원은 김여정에 대해 “역할 조정이 있어서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여정은 시 주석의 평양 순안공항 환영행사 당시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리만건‧최휘‧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북측 간부 중 7번째 자리에 섰다. 김여정보다 급이 높은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김여정의 뒤에 자리했다. 공식직책은 여전히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파악되지만 달라진 위상을 볼 때 새로운 직책을 맡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북·북미 등 대외관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종종 ‘장기 잠행’으로 각종 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6년 6월 29일 이후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건강 이상설, 임신설 등을 제기했다. 하지만 약 10개월이 지난 2017년 4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건재한 모습으로 조선중앙TV에 등장했다. 최근에는 ‘근신설’도 있었다. 지난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탓이다. 김여정은 지난달 3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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