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포드 자동차 창업주인 헨리 포드는 짧게 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그는 1900년대 초에 하루 근로시간을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고, 주6일 근무에서 주5일 근무로 전환했다. 반면에 임금은 오히려 올려주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이직률이 줄어들어 그 당시 가장 중요했던 숙련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고 신규 직원 교육비용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여가시간이 생긴 근로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이 되었다.
장시간근로의 폐해는 곳곳에 나타난다. 집배원, 게임개발자, 드라마 스태프 등 과로사 문제가 계속 대두되고 있다. OECD가 발표하는 ‘삶의 질 지수’ 중 ‘일과 삶의 균형’ 항목에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4.1점, 40개국 중 37위를 기록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3달러로 OECD 평균 48.1달러에 한참 못 미치고, 제일 높은 아일랜드(88달러)의 39%에 불과하다.
선제적으로 주52시간제를 준비한 기업들은 이미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한 산업용 고무플라스틱 제조업체의 경우, 작년에 이미 주야맞교대를 3조2교대제로 전환하면서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채용했다. 이를 통해 근로시간은 1주 평균 2.5시간 줄고 휴무일은 연 18일 증가한 반면, 공장가동일이 102일이나 증가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한편 내년 1월부터는 50~299인 기업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된다.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대응여력이 충분치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으나, 다행히도 지난 3월 실태조사를 보면 초과근무자가 있는 기업의 69.3%는 이미 내년 법 시행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노와 사, 정부가 함께 노력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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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00인 미만 기업의 주 52시간제 준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7월부터 「노동시간 단축 현장지원단」을 운영하여 기업별 상황에 맞는 근무체계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정부지원제도도 안내한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새로 인력을 채용한 기업에는 신규채용 인건비와 기존 재직자 임금보전분을 지원하고, 교대제 개편·유연근로제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는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귀담아 들어 보완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오늘날의 모든 노동자들에게도 쉬면서 도끼날을 갈 시간이 필요하다. 그 도끼날은 누군가에겐 체력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열정과 영감이 될 수도 있다. 또 어떤 이에게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또는 취미생활을 통한 행복감과 활력이 될 수도 있다. 주 52시간제를 지키는 것은 혁신과 창조,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생산성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