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기업 비보존은 지난 5월 말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으나 지난달 28일 탈락했다. K-OTC 등록기업인 비보존은 장외시장에서 6000억~7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시장에선 임상2b상을 마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비보존의 기술성 평가 탈락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기술성 평가는 적자 바이오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앞서 진행하는 단계로 거래소가 인증한 11개 전문 평가기관 중 2곳에서 각각 A,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통과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비보존의 기술성 평가 탈락은 회사 측의 평가 준비 미비도 원인일 수 있지만 최근 발생한 바이오업계 사건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측은 "기술성 평가 단계는 전문평가기관의 영역이기 때문에 거래소가 관여하지 않는다"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기업에 대해서만 사전협의 등 이후 상장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는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을 개정하며 기술·성장성 특례로 상장하는 기업의 질적 심사기준을 명시하고 바이오 업종에 한해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 특히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로 성장한 바이오기업이 일평균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을 유지할 경우 상장기업의 매출액 30억원 유지 요건을 기한 없이 면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임상 2상 이후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시장에서 4000억원, 임상 3상 보유기업은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임상 2상 이후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그만큼 해당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선 국내 기관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임상 허가 승인이 난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면밀히 따지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상장한 총 18개 기업 중 7개 기업(이노테라피, 셀리드, 지노믹트리, 아모그린텍, 수젠텍, 마이크로디지탈, 압타바이오)이 기술특례 상장요건을 활용해 상장했으나 하반기에는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이 신규 상장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기술력 검증에 보다 많은 시간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계획 중인 기술 성장 기업들의 최종 상장 완료 시점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