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IT맨서 '해운맨' 변신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7.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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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현장경영 등 스킨십 강화-경영 실적 개선 과제

/사진제공=현대상선/사진제공=현대상선


배재훈 현대상선 (18,340원 ▲1,040 +6.01%) 사장(사진)이 4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IT(정보기술)·물류'업계 출신인 배 사장이 석 달여 만에 '해운맨'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 사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막중함 책임을 느낀다"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경영 상황에 해운업계 경험이 없는 개인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포부였다.



그는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과 LG전자 MC해외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 등을 지냈다. 배 사장은 영업 협상력과 글로벌 경영역량, 조직관리 능력 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았다.

취임 직후부터 배 사장은 소통 강화를 위해 직급·부서별 간담회 실시, 국내외 지점·사무소 방문 등 회사 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월례조회도 신설해 회사 실적 및 주요 현안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도 계속 매입하고 있다.



국내외 해운업계에도 얼굴을 알렸다. 취임 직후 유럽 지역 주요 화주 및 글로벌 선사들의 CEO(최고경영자)와 자리를 가졌고 지난달 3년 만에 열린 한국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에도 참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 사장 취임 이후 현대상선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성과도 거뒀다. 최근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현대상선은 2017년부터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협력관계였지만 정식회원이 아니었다. 내년 3월이면 계약 기간도 끝난다. 해외 일각에선 현대상선의 새로운 동맹 가입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배 사장은 현대상선 CEO로서 가장 큰 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배 사장은 지난 2일 월례조회에서 "이제 벽돌을 하나 쌓았을 뿐"이라며 임직원들의 변함 없는 노력을 당부했다.


그의 말처럼 현대상선이 가야할 길은 멀다. 16분기 연속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내년 2분기 인도받는 초대형 선박을 이용해 이익을 내기까지는 버텨야 한다.

배 사장 취임 이후 회사는 '군살 빼기'에 들어갔다. 1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영업 부분에서 30달러, 비용 부분에서 20달러를 줄이는 '손익개선 50달러'를 진행 중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결국 내년 하반기까지 현대상선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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