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보물선' 회장, 이번엔 '리비아 사업'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7.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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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풍력발전 부품업체 현진소재, 홍건표 신일건설 회장 이사 영입…"건설사 M&A 추진"

홍건표 돈스코이 프로젝트 투자자보호 및 사업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해 8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돈스코이 투자자보호 및 사업정상화 비대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홍건표 돈스코이 프로젝트 투자자보호 및 사업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해 8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돈스코이 투자자보호 및 사업정상화 비대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0조원 보물선'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했던 홍건표 신일건설 회장이 선박·풍력발전 부품업체 현진소재 (7원 ▼7 -50.00%) 경영에 참여한다. 이번엔 리비아 대수로 보수공사 사업을 들고 나왔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진소재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 안건과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규 선임 이사는 △홍건표 신일건설 회장 △박노식 아이두컴퍼니 부사장 △진현철 창생 이사 △김가윤 핸더슨랜드 해외투자 한국파트 매니저 등 4명이다.



이 중 홍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동아건설 시절부터 돈스코이호 인양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돈스코이호는 19세기 제정러시아 시대의 군함으로 1905년 러·일 전쟁 당시 금괴 등을 싣고 이동하다 울릉도 인근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신일그룹(현 SL블록체인그룹)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여기에 150조원 상당의 금괴가 실려있다고 주장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투자자들을 모아 인양을 추진했지만 홍 회장은 돈스코이호 인양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김모 부회장 등 신일그룹 임원 4명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인기자
홍 회장은 이번에 현진소재 경영에 참여해 돈스코이호 인양이 아닌 리비아 대수로 보수공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으로 사업 목적에 건설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진소재는 선박엔진부품과 풍력발전부품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로 사업목적 추가와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

리비아 대수로는 남부 사하라 사막의 지하수를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 도시에 공급하기 위해 건설 중인 총 4000km 길이의 수로다. 1983년 동아건설이 39억 달러에 1단계 공사(1874km)를 수주해 1991년 완공했고 이어 2단계 공사(1730km)도 64억 달러에 수주, 1996년 완성했다.

동아건설에서 근무했던 홍 회장은 "최근 리비아 정부가 동아건설 출신 직원들에게 대수로 보수공사를 먼저 제안했다"며 "리비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보수공사 사업을 추진할 것이고, 사업비만 15억 달러 규모"라고 주장했다 . 한국 돈으로 약 1조7500억원이다.


코스닥에 상장한 건설사 M&A(인수·합병) 계획도 밝혔다. 홍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어디라고 얘기할 순 없지만 현재 투자자를 모으는 중"이라며 "현진소재와 함께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전에도 수차례 M&A를 시도한 이력이 있다. 신일유토빌건설, 신일컨소시엄, 신일광채그룹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STX건설, STX중공업, 삼부토건 등 인수를 추진했지만 실제 성사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현진소재는 2015년에 이어 2017년과 201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안 좋다.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4억원 뿐이다. 사업 다각화로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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