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 반도체株 괜찮아요"…日 반도체 주가 '움찔'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7.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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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수출 규제 소재 대체 가능, 日 기업 타격이 클 것…실적·업황에 주목"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가운데)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2019.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가운데)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2019.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의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다. 수출 규제가 반도체 업체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수출하지 못하는 일본 업체들이 받을 타격이 더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

2일 오전 11시 10분 현재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전일 대비 1400원(2%) 오른 7만14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전일과 같은 4만6600원으로 보합세다.



반도체 소재 생산 업체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큰 폭의 오름세다.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 (44,050원 ▲1,200 +2.80%)은 전날 17%대 급등한데 이어 이날도 7%대 상승세다. '불화수소'를 제조·판매하는 후성 (7,490원 ▼150 -1.96%)은 3%대, 솔브레인 (50,600원 ▼200 -0.39%)원익머트리얼즈 (35,400원 ▲250 +0.71%)도 각각 4%, 5%대 오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6.36포인트(0.3%) 내린 2123.64에 거래되는 약세장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상승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일본 정부는 전날 오는 4일부터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되는 소재 3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일본 기업에 강제 징용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측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양국 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리지스트, 에칭가스 등이다. 에칭가스(점유율 70%)를 제외한 두 품목은 일본이 전 세계 공급량의 90%를 차지한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실제 기업 제품 생산에 차질을 주겠다기보다 자국 첨단 기술력을 부각해 정치 협상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오히려 이번 수출 규제가 물건을 팔지 못하는 일본 기업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수출 규제 대상인 에칭가스 대표 기업인 스텔라화학 주가는 전일 2.3% 하락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JSR은 전일 장중 한때 4% 이상 하락하는 등 가장 부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스텔라화학과 JSR은 이날 각각 전일대비 0.85%, 2.28% 씩 오르며 전일 하락분을 회복 중이다.

도 연구원은 "제품의 대일의존도는 94%로 가장 높지만, 기술적 대체 가능성으로 수출 규제가 일본 기업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들 역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수출 규제가 장기화 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는 일본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보다 실적 전망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기대 이상의 실적과 함께 감산 계획을 발표, 업황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시작되면서 미국 기업과 중국 화웨이의 일부 거래가 가능해진 것 역시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는 긍정적일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53조1210억원, 영업이익은 5.8% 감소한 5조868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업황 개선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고, 하반기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는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반도체 잠정 수출액은 83억200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 하락했지만, 31% 하락했던 5월에 비해 하락률은 감소했다"며 "3분기 메모리 수출액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6% 상승하겠지만,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하며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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