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피했지만, 결국 '노딜'…G20 이후 투자전략은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7.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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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파격 이벤트 끝난 뒤, 차분한 증시…2분기 어닝시즌·과대낙폭주 등 주목할 때

최악 피했지만, 결국 '노딜'…G20 이후 투자전략은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국내 증시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이번 G20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30일, 그야말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을 달구지는 못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파격적인 이벤트의 연속이었지만 뾰족한 결론으로 이어진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보다 16.62포인트(0.78%)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결국 0.88포인트(0.04%) 하락한 2129.74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5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섰지만 개인의 매도 공세가 강했다. 장 막판 기관이 300억원 이상 매도 주문을 내면서 결국 힘이 빠졌다. 코스닥 지수는 5.47포인트(0.79%) 오른 696에 마감했다. 장 초반 1% 이상 치솟았던 상승세가 약해졌다.

전문가들은 G20 현장에서 만난 미·중 G2 양국 정상이 최악을 피했지만 본질은 '무협상(No Deal)'이라는 점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약화시켰다고 입을 모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글로벌 금융시장 최대 변수인 미·중 무역협상이 실패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합의한 것도 없다"며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겠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만큼 하단(Downside) 강화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상단(Upside)을 높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 일시적인 휴전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심리적 안도감에 일시 반등 국면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글로벌 펀더멘털 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빅 이벤트' 이후 기대보다 차분한 시장 상황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정책 등 이슈가 이미 지난달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풀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오히려 2분기 어닝시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실적을 앞서간 종목을 조심하되, 그 반대의 경우엔 과감한 매수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실적 개선주로는 호텔신라 (60,000원 ▼600 -0.99%) 현대건설 (33,000원 ▼250 -0.75%) 등이 있다. 중소형주 중에선 수주 잔고가 쌓이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는 인선이엔티 (6,850원 ▲10 +0.15%) 에스엠코어 (5,820원 ▲70 +1.22%) 등이 실적주로 평가받는다. 무역협상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는데 여전히 주가가 최저 수준인 CJ ENM (83,000원 ▲4,700 +6.00%) LG이노텍 (196,700원 ▼800 -0.41%) 등 ‘과대낙폭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미·중 무역분쟁 진정되면서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의 단기 반등을 점치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적용 규모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코스피 대비 강했던 업종과 부진했던 업종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G2의 관세갈등이 격화되면서 철강과 IT, 기계, 에너지, 화장품 등 중국 수요에 민감한 업종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관세 우려가 수그러든 만큼 그동안 부진했던 업종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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