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북측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 사진=방송화면캡쳐](https://thumb.mt.co.kr/06/2019/07/2019070105220246748_1.jpg/dims/optimize/)
"이런 친선의 제스처는 군사적 도발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크린스틴 리 뉴아메리칸안보센터 연구원)
◇"북미 의견차 커…상징적 의미뿐"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측은 다음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준비 착수에 합의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아직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사실상의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직후 "속도가 아니라 포괄적인 좋은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없인 협상 타결이 없을 것임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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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대선을 위한 선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북핵 협상을 굳이 조기에 마무리짓지 않겠다는 뜻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전략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임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의 대가로 안전보장 등 군사적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앞서 '평화협정'(불가침조약) 등을 요구한다면 미국 입장에선 민주당 등의 반발을 고려할 때 수용이 쉽지 않다.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 역시 중국의 '군사굴기' 견제라는 미국의 군사전략과 상충된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북미 양측이 여전히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만남이 상징적 의미를 넘어설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며 "북미 정상의 이번 판문점 회동이 해피엔딩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서울·워싱턴 가는 날 기대"
그러나 이번 만남이 이후 활발한 남북미 접촉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 위원장이 서울과 워싱턴을 가는 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판문점 회동을 사실상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불가침 선언'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국가원수가 직접 최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고 판문점 북측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에서다. 굳이 문서나 구두로 확약하지 않아도 이번 만남과 사진 한장이 북한에 안전보장 메시지를 전했다는 얘기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 정장 차림으로 쌍안경 없이 DMZ(비무장지대)에 등장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BBC는 "과거 DMZ를 방문한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은 쌍안경을 통해서만 북한을 바라봤다"며 "트럼프는 쌍안경 없이, 또 군복 대신 정장을 입음으로써 김 위원장과의 우정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