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가리키며 "우리 선거에 개입하지마"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정한결 기자 2019.06.29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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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트럼프, 푸틴과 정상회담서 "중국도 군비축소 동참해야"…中 '군사굴기'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쪽을 가르키며 "내년 미국 대선에는 개입하지 말라"고 농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쪽을 가르키며 "내년 미국 대선에는 개입하지 말라"고 농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자신이 2016년 미 대선에서 공모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따로 양자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당연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웃음을 머금은 채 손가락으로 푸틴 대통령을 가리키며 "선거에 개입하지 마세요, 대통령님. 개입하지 마세요"라고 장난처럼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에게 "우린 그(선거 개입)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겁니다"라고 눙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푸틴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수사보고서에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측의 선거 개입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선 캠프와 공모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80분간 진행됐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종료 후 "두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군비통제 체계를 계속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체계에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군사굴기'(军事崛起), 즉 군사패권화 전략에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두 정상은 또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사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오사카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략적 안정과 관련한 사안이 논의됐다"며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의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미러 정상회담 공식 의제에 한반도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 나포는 의제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약 80분간 이어졌다.

두 정상이 대면 회담을 한 건 지난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후 약 1년만이다. 지난해 11월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에도 미러 정상회담 일정이 잡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출발하기 직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군 선박 나포를 이유로 회담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우리는 좋은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아주 아주 좋은 관계"라며 "푸틴 대통령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 이런 관계를 통해 아주 긍정적인 것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조국 전쟁'(Great Patriotic War·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러시아 측의 초청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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