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만두 인기…왕교자 다음은?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19.06.30 15:39
글자크기

CJ제일제당, 지난해 냉동만두 시장서 점유율 44.6%까지 커졌지만, 시장 규모는 0.3%↓…"新스타 상품이 없다"

한풀 꺾인 만두 인기…왕교자 다음은?


냉동만두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업계 1위' CJ제일제당 (337,000원 ▲4,500 +1.35%)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점유율은 꾸준히 올라가지만 2013년 '비비고 왕교자' 이후 시장을 확장시킬 '스타 신제품'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30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 시장에서 2016년 38.7%의 점유율을 보였다가 지난해 44.3%까지 증가했다. 올해 5월에도 44%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비고 판매량과 매출이 동반 성장하면서 냉동만두 시장 1위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냉동만두 시장 자체는 역성장했다. 올 1~5월 냉동만두 시장은 19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억원 감소했다. 연도별로 봤을 때도 지난해 시장규모는 4526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줄었다.

지난해 냉동만두 시장이 정체되기 시작한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HMR(가정간편식)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비비고 왕교자' 이후 '스타 상품'이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만두로 신규 유입을 이끌어 내야 하는 데, 2013년 12월 '비비고 왕교자' 출시 후 5년 넘게 같은 종류의 만두만 판매되고 있다는 것. 실제 왕교자의 성공 이후 동원F&B (37,050원 ▲350 +0.95%)의 '개성 왕교자만두', 해태제과의 '고향만두 왕교자골드' 등 '미투' 제품 출시가 잇따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래 왕만두, 군만두, 물만두 등 다른 제품군에서 꾸준히 스타 상품이 나왔었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왕교자 중심으로만 시장이 구성돼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만두가 나와서 시장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8월에 출시한 '비비고 한섬만두'를 '제2의 왕교자' 브랜드로 만들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은 미진한 상황이다. '비비고 한섬만두'는 지난해 매출 250억원을 올려 신제품으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메가 브랜드' 기준인 매출 1000억원을 넘기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딤섬' 등 외식으로만 먹을 수 있던 만두를 HMR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딤섬은 시장 규모도 100억원 정도로 작고, 대상 청정원이 2017년에 신제품을 출시했다가 판매 부진으로 최근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 보급률 증가 등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많다"며 "외식에서만 즐길 수 있던 고급 만두 제품들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