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美中 담판 앞두고 오락가락…다우↓ 나스닥↑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2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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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신문 "미중 휴전 합의" vs 백악관 "가짜뉴스"…美 실업자 소폭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쳤다. 28~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감과 경계심리가 엇갈렸다.

◇홍콩 신문 "미중 휴전 합의" vs 백악관 "가짜뉴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24포인트(0.04%) 내린 2만6526.5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1.14포인트(0.38%) 오른 2924.9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57.79포인트(.73%) 뛴 7967.76에 장을 마쳤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 중에선 애플과 알파벳만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이 연말까지 6개월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보도를 부인하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사전합의는 없다"며 "그런 이야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또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필요하면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라며 "아마도 우리는 추가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추가로 3250억달러(약 380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웨이 거래제한 철회 △모든 보복관세 철회 △수입 확대 압박 중단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중국이 요구하는 '균형 잡힌 무역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이날 CNBC가 보도했다.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중국에 양보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24일 중국측 협상 파트너인 류허 부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균형 잡힌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 이유로 과거 중국이 범해온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나쁜 관행을 들었다. 미국의 요구대로 중국이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막기 위한 법 개정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합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CNBC에 따르면 29일쯤 일본 오사카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측 협상팀엔 무역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대표 뿐 아니라 대중국 초강경론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합류했다. 중국과의 협상 진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나바로 국장은 과거 '중국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이란 책을 쓰고 동명의 다큐멘터리까지 만든 대표적인 '반(反) 중국 학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미중 무역전쟁이 내년까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극우 정치전략가 배넌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양국이 일부 작은 현안에 대해선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것이고, 2020년까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내세웠다"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무역협상이 길어지는 게 재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폭이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척 칼슨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미중 정상회담이 최악의 결과로 끝날 경우 주식시장은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오히려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실업자 1만명 늘었다…7주일래 최대

미국의 고용지표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양호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건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21만6000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1250건으로 전주보다 2250건 늘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는 고용시장의 사정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고용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증시 역시 혼조였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0.00%) 오른 382.21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5.71포인트(0.21%) 상승한 1만2271.03을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7.11포인트(0.13%) 내린 5493.61,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4.06포인트(0.19%) 떨어진 7402.33으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도 엇갈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5센트(0.1%) 오른 59.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현지시간 밤 9시30분 현재 배럴당 11센트(0.17%) 내린 66.38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보합세였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과 같은 96.21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23% 하락한 온스당 141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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