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건희처럼… 이재용의 '식판 스킨십'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9.06.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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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영 잦아진 이재용 부회장, 올 들어 네번째 구내 식당서 임직원들과 소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옥에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받고 있다. /사진출처=삼성물산 블라인드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옥에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받고 있다. /사진출처=삼성물산 블라인드


최근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소통을 하는 횟수도 늘리고 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물산을 방문,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경영진과 회의를 가진 뒤 곧바로 구내 식당으로 향했다.

이날 이 부회장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직접 식판을 들고 음식(산채비빔밥)을 받아와 점심을 먹는 장면은 삼성물산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게시판)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 부회장의 식판 회동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1월3일)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뒤 구내 식당을 깜짝 방문했다. 이날도 직원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부회장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SNS에 올라온 사진엔 이 부회장이 오찬을 마친 후 식판을 옮기다 직원들의 요청에 셀카를 찍어주는 장면이 노출돼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한 사원은 "새해부터 예고도 없이 이 부회장이 사내식당을 찾아 깜짝 놀랐다"며 "직원들과 셀카는 찍는 모습을 보니 소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기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일과 14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수원사업장에서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IM(IT·모바일)부문 경영진과 잇따라 경영 전략 간담회를 진행한 뒤에도 구내 식당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판 든 그룹 총수를 만나는 것은 삼성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내 식당을 찾았다. 2011년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에서 진행된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4년 만에 참석한 뒤 구내식당을 찾은 게 대표적이다.

이날도 많은 직원들이 직접 줄을 서서 갈비탕 배식을 받는 이 회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 회장은 악수를 청하는 직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으며 식사 테이블에 앉은 사원대표 12명과도 1시간여 동안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식사 자리에 함께 했다. 이를 본 한 임원은 "신세대들이라 그런지 서로 회장님의 팔을 끼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조르기도 하는 등 많이 달라진 조직 문화를 볼 수 있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보다는 구내 식당이 가깝고 편리한데다 음식도 맛있어 경영 관련 회의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며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이) 현장을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구내 식당에 가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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