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 車시장…"생산 줄여라" 경고까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6.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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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5월 중국 자동차 생산량 지난해 대비 14% 감소...현대·기아차, 판매량 10년 전으로 후퇴

"올 하반기엔 자동차 제조사들이 단기 생산과 판매 목표를 낮추고 연초 세운 판매 계획을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중국승용차연석회의)

세계 1위 중국 자동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판매량이 12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현대·기아차의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으로 내실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흔들리는 중국 車시장…"생산 줄여라" 경고까지


◇중국 車생산량 공장 4~5개 물량 감소..곳곳서 경고음=
25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올 1~5월 중국 승용차 생산량(상용차 제외)은 94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가 줄었다. 공장 4~5개의 연간 생산량에 달하는 132만대가 사라졌다.

특히 생산량 감소는 최근 들어 심화했다. 지난 5월 중국 승용차 생산량은 147만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23.2%나 줄었다.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신에너지차량(NEV)의 생산량 증가를 제외하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감소는 더 가파르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 감소는 여러 이유가 겹쳤다. 우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떨지면서 목돈이 드는 자동차 소비를 줄이고 있다. 또 자동차 시장이 20년 이상 성장세를 거듭해오면서 공급과잉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례적으로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서 ‘생산량을 줄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승용차연석회의는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중국 최대 자동차산업 조사 기관이다. 100곳이 넘는 자동차제조사가 가입돼 있다.

승용차연석회의는 5월 시장보고서를 내면서 "하반기는 시장환경이 복잡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다"며 "제조사들은 단기 생산과 판매목표를 우선 낮추고, 환경과 정책 변화를 지켜보면서 연초 세운 생산 계획을 수정하라"고 제안했다.


베이징현대 중국1공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베이징현대 중국1공장의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 판매량 10년 전으로 후퇴..'우선 버티자'= 현대·기아차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5월 중국 합작법인 공장 생산량은 6만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 (254,500원 ▼4,500 -1.74%)는 5월 중국 1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량이 38.4%나 줄었다. 1공장에서 생산되던 ‘엘란트라’와 ‘ix25’의 생산이 급감했다. 기아차 (104,800원 ▼100 -0.10%)도 옌청 1공장을 임대 방식으로 곧 정리한다.



연초 세웠던 판매 목표는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127만대를 계획했으나 반환점을 앞둔 지금 올 누적 판매량(도매기준)이 35만대에 그쳤다. 판매량이 10년 전으로 후퇴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가동률이 낮은 공장을 정리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 확보에 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생산물량의 수출도 늘리고 있다. 아울러 ‘코나 전기차’ 출시 등으로 친환경차 시장 대응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중국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봤는데 판매가 급감해 대부분의 제조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신에너지차 보조금도 축소돼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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