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출범 23년…세계최고의 혁신 자본시장으로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이태성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19.06.26 04:57
글자크기

[코스닥 23주년-①]초기 341社 시총 7.6조→1334社 시총 284조

편집자주 코스닥시장이 7월 1일 출범 23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은 자본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이자 한국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에선 대형 우량주가 부족하고 변동성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의 과거와 현재, 앞으로 가야 할 길과 현안을 모색해봤다.

코스닥, 출범 23년…세계최고의 혁신 자본시장으로


코스닥(KOSDAQ) 시장이 7월1일 출범 23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다. 지난 연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228조원)은 일본 자스닥(JASDAQ, 82조원)의 3배에 육박하고 유럽에도 이 정도로 성공한 시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당시 상장기업은 341곳,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이었으며 이후 23년간 크고 작은 부침을 이겨내며 6월 현재 △상장기업 1334곳 △시가총액 24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 차이넥스트(ChiNext)에 이은 시가총액 세계 2위의 SME(Small and Medium sized Entreprise) 시장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코스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중소·벤처 자금조달 창구를 넘어 한국경제의 산업구조 변화를 즉각 반영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설립∼1999년, IT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개설 초기 코스닥시장은 제조·금융업종이 중심이었으나, 이후 휴대폰 및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과 맞물려 관련 업종을 위주로 급격히 성장하게 된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컸다.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벤처붐을 통해 대기업에 쏠려있는 산업구조를 탈피하고, 벤처·중소기업들의 부흥을 통한 균형적인 산업구조를 구축하려 했다.

◇2000∼2004년, 코스닥의 위기

2000년초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90년대 중반 나스닥을 모방한 신시장들은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코스닥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지만 NHN과 같이 탄탄한 사업모델과 실적을 바탕으로 한 IT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보탬을 줬다. 여기에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그룹사의 통신·운송·유통 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성장의 발판을 다져가면서 버블을 딛고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2005∼2008년, 중소·벤처기업 특화시장으로 성장

2004년 12월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대책'과 2005년 통합거래소의 등장과 맞물려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에 특화된 시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도입된 것이 기술평가특례제도다. 기술력 있는 바이오기업들에게 자금조달의 통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방면의 노력이 시너지를 내며 2007년 코스닥 상장사는 1000곳을 넘었다. 바이오산업(BT)이 IT(정보통신), CT(문화기술)와 함께 코스닥을 대표하는 3대 산업으로 도약한 것이 이 당시 뿌린 씨앗의 열매다.

◇2009∼2013년, 체질개선+신뢰회복

2009년부터는 투자신뢰 확보를 위한 자정노력이 시작됐다. 당시 상장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되면서 공시위반, 횡령·배임 등이 크게 감소했으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279개의 한계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됐다. 건전화 노력의 결과 2013년도부터 한자리 수에 머물던 기관 및 외국인의 거래비중이 10%를 상회하기 시작했고 200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신규상장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4년∼현재, 제2의 도약

체질개선으로 2015년에는 사상최대인 122개의 기업이 신규상장했고 코스닥150 지수와 코스닥150 선물이 개발되면서 투자수단이 다양해지자 기관·외국인 자금유입이 빨라졌다. 2017년 하반기 상승세를 탄 코스닥은 2018년1월 지수 900선을 회복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12조원이 넘는 자금을 기업들에게 공급하며 중소·벤처기업의 젖줄이 됐다.

◇코스닥 임직원 41만…일자리 7.5배 '국민경제 기여도 상상이상'

2018년말 기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임직원 수는 총 41만5992명으로 시장 개설 당시(5만5194명)보다 7.5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취업자 수에서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7년 0.26%에서 2018년 1.55%로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스닥이 한국 산업구조 혁신을 함께 해왔다는 국민경제 측면의 기여다.

한국경제의 강점으로 IT, 특히 통신 인터넷 기술을 꼽는데 1999년말에는 코스닥 상장사의 68%가 IT기업이었고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등 관련 기업이 차지한 시가총액 비중이 54%에 달했다.

2004년 이후에는 통신 대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장비·IT부품제조 기업들이 전면에 등장했고 2010년 초에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나섰다. 이후에는 '4차산업'이 코스닥을 주도한다. 다음카카오가 선도한 핀테크산업, 컴투스를 대표로 하는 게임산업, 셀트리온을 필두로 한 바이오산업이 코스닥에서 성장했다. 2015년부터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상장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은 기업의 자금조달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한국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며 "개설 초기 0.4%에 불과했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시가총액 비중은 2019년 26.5%로 증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코스닥이 한국 산업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며 신성장 산업의 요람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