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접대 상대·싸이 친구' 조로우는 누구? 어디에?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25 11:39
글자크기

라작 전 말레이 총리 비자금 관리자…
할리우드 큰손으로 연예인들과 친분
라작 비리 문제 불거지며 도피 생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업가 조로우. /사진=AFP통신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사업가 조로우. /사진=AFP통신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성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조 로우(한자이름 劉特佐). 그는 돈세탁과 사기 등의 혐의로 도피하기 전까지 수조원대 자산을 가진 젊은 사업가이자 동물보호 등에 관심을 쏟는 자선활동가, 미국 정계와도 연줄이 닿는 할리우드 거물 투자자로 불렸다.



1981년 부유한 중국이민자 가정에서 3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로우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말레이시아 페낭주의 국제학교에 다녔으며, 영국 런던의 명문 사립기숙학교 해로스쿨을 졸업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금융전공으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딴 로우는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든다. 말레이시아어와 영어는 물론 중국어까지 구사하는 로우는 명문학교에 다니며 쌓은 인맥을 이용해 아시아와 중동 부자들을 위한 자산관리를 맡으며 급격히 사업을 키운다.

2006년 쿠웨이트 KFH은행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의 고급아파트를 8700만달러 매수하는 거래를 성공적으로 주선했으며,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나 쿠웨이트 국부펀드와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2012년 소니의 EMI 인수, 2014년 아디다스의 리복 브랜드 매각에도 관여하며 명성을 떨쳤다.



승승장구하던 로우는 고등학교 때 만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의 의붓아들 리자 아지즈를 통해 인생의 절정을 맞는다. 2009년 총리에 오른 라작은 취임 직후 국영투자기업 1MDB(말레이시아개발공사)를 세워 5조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외로 자산을 빼돌리는데, 이 과정에서 로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우와 아지즈는 라작 일가의 비자금을 흥청망청 쓰며 평범한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화려한 생활을 이어간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으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린제이 로한,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스타들과 초호화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당시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싸이도 이때쯤 로우와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5년 말 1MDB의 천문학적 부채와 라작 전 총리의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로우로 수렁에 빠지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자금세탁 처로 이용된 미국과 싱가포르 정부까지 공조수사를 벌이면서 로우는 인터폴에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해 5월 초선을 통해 라작 전 총리가 실각한 직후 잠적한 로우는 그동안 빼돌린 돈으로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중국 본토에서 지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지난달 "로우가 지금 머무르고 있는 장소를 알고 있으며, 합법적으로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 해당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