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감 고조, 복잡해진 투자자 셈법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6.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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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이란과 미국 갈등 장기화될 가능성 높아, 석유 관련주 주목해야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미국의 추가제재로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며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북·미 관계 개선 기대감,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 등이 상존하지만 투자자들은 중동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1포인트(0.03%) 오른 2만6727.5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5.11포인트(0.17%) 내린 2945.3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6.01포인트(0.32%) 떨어진 8005.70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 중에선 애플과 알파벳이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동했다. 최근 미군 무인기(드론) 격추에 대한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이란 추가 경제제재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이란 고위 지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NBC방송에 따르면 이번 제재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의 금융거래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론 격추에 관여한 군 지휘관에 대한 제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란 밖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금융기관 및 무역회사 △유럽 국가와 직거래를 위해 이란 중앙은행이 발족한 특수무역재정회사(STFI) 등에 대한 제재도 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혼조세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센트(0.56%) 오른 57.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란은 고순도 우라늄 농축과 CIA 스파이 처형을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고 나섰고, 미국은 '그림자 전쟁'(사이버전, 요인암살 및 주요시설 타격 등)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두 국가 간 갈등의 향배가 안갯속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면전 발발과 호르무즈해 인근 주요 설비에 대한 파괴(이란 측) 및 공습(미국 측)이 수반되는 경우라면, 국제유가는 글로벌 공급 리스크 심화를 이유로 급등전환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는 구도하에선 글로벌 수요부진 우려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쇄하는 가운데 OPEC(석유수출기구)측 공급변화에 따라 국제유가 향배가 좌우될 여지가 많다"며 "과거 경험에 따를 경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는 지속적으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를 채근할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 맞춘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제 에너지 시장 패권장악을 위한 미국의 중장기적 노림수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확대 계획과 결합해 그간 지리멸렬 행보를 반복했던 (쉐일) 원유 및 가스의 시추·생산·운반·가공 등 관련 밸류체인의 총체적 투자확대로 파급 될 공산이 크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해외 E&P(석유개발) 건설(삼성엔지니어링), 유정·송유관(현대제철·휴스틸·세아제강), 굴삭기·굴착장비 부품(진성티이씨), 피팅(성광벤드)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증시는 북·미 관계 개선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개혁 개방 속도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또한 한발 물러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이러한 두 나라의 움직임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를 더욱 높인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 안정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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