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허경 기자 =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54)씨가 두바이에서 체포돼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정씨는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자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하고 스위스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인 1998년 6월 해외로 도피, 21년째 잠적했다. 2019.6.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씨가 검찰에 아버지인 정 전 회장에 대해 "지난해 사망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해당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만간 정 전 회장의 생사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할 계획이다.
법무부도 키르기스스탄 당국에 정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와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었다. 정 전 회장의 소재가 파악이 되면 국내 송환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정씨는 1997년 한보사태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정 전 회장은 불법으로 5조7000여억원을 대출받았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과 금융권에 무차별 로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회장은 불법대출과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이던 정 전 회장은 특별사면을 받고 2002년 출소했지만 2005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다시 재판정에 섰다.
1심 재판부는 2006년 2월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건강상 이유와 피해변제를 시도한다는 점을 들어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정 전 회장은 2심 재판을 받던 중인 2007년 5월 일본에서 치료를 받겠다며 출국금지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출국해 12년째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정 전 회장이 국내에 송환되면 이와 관련해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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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정 전 회장을 추적해오며 확인한 그의 해외 도피 행적과 생사여부, 소재 등을 해외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반해 밝힐 예정이다.
아들 정씨가 22일 국내 송환 후 검찰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검찰이 정 전 회장의 생존을 전제로 조사를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워낙 고령이다보니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해도 그 직후에 생사여부가 바뀔 수도 있지만 사망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정짓기 위해 자료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