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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패배한 에르도안...16년 '철권통치' 깨지나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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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서도 야당 승리...올해말·내년 중 조기총선 등 대변혁 전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16년 '철권 통치'도 경제난으로 인한 성난 민심은 어쩔 수 없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경력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었다. 경제수도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다시 치렀는데 야당에 또 패배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54.03%의 득표율로, 여당의 정의개발당(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45.09%)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1600만명의 이스탄불 시민들이 한 세기에 걸친 터키 민주주의의 전통을 지켜줬다"면서 "전세계 앞에서 터키 민주주의의 존엄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자신의) 승리가 아니라 이스탄불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고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국민의 의지가 또 한번 드러났다"며 축하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뼈아픈 패배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지난 3월 열린 지방선거에서 터키 최대도시인 이스탄불에서 0.2%포인트(약 1만4000여표)의 근소한 차이 패배하자 재검표를 요구했다. 하지만, 재검표 결과도 패배로 나타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아예 선거를 무효화시킨 바 있다.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 /AFPBBNews=뉴스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 /AFPBBNews=뉴스1
이스탄불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하고, 1994년 시장까지 당선됐던 정치적 고향이다. 지난 25년간 에르도안이 다져놓은 기반 덕에 AKP는 단 한번도 이스탄불에서 패배를 당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치러진 재선거에서 양 후보의 득표 차이는 지난선거보다도 훨씬 큰 80만표(약 9%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체면을 구긴 데다가 성난 민심마저 확인해야 했다.

터키의 경제 위기는 지난해 8월부터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터키 정부에 구금 중인 미국인 목사를 풀어달랐고 요구했으나 터키가 이를 거부하자 보복조치로 경제제재를 가하면서다. 달러화 채무비중이 높은 터키는 금방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초 대비해 8월 달러대비 리라화 가치는 24%나 급락했다. 물가상승률은 10%를 훌쩍 넘겼다. 9월부터는 물가상승률이 20% 안팍을 기록 중이고 실업률도 13%로 10여년만에 최악을 나타내고 있다.

NYT는 에르도안의 위기는 당장 오는 29~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국내 입지가 흔들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맞대응하기엔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선거 패배 여파는 조기 총선 등으로 터키 정치 구조를 뒤엎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외교협회(ECFR) 선임연구원인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는 "이번 선거 결과는 올해말이나 내년 중 조기 총선까지 이어지는 연쇄작용이 될 수 있다"면서 "이스탄불에서 패배한건 여당이 관영언론 지원금이나 건설 인프라 정책 추진 등 정치적 무기를 잃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당선된 이마모을루 후보가 장기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대체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NYT는 "이마모을루 후보는 에르도안과 똑같은 흑해 지역 출신인데다가 파이터 기질, 에너지 넘기는 태도 등을 꼭 닮는 등 젊은 에르도안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부패와 정실인사 등을 타도하겠다는 공약도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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