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23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54.03%의 득표율로, 여당의 정의개발당(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45.09%)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뼈아픈 패배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 /AFPBBNews=뉴스1
터키의 경제 위기는 지난해 8월부터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터키 정부에 구금 중인 미국인 목사를 풀어달랐고 요구했으나 터키가 이를 거부하자 보복조치로 경제제재를 가하면서다. 달러화 채무비중이 높은 터키는 금방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초 대비해 8월 달러대비 리라화 가치는 24%나 급락했다. 물가상승률은 10%를 훌쩍 넘겼다. 9월부터는 물가상승률이 20% 안팍을 기록 중이고 실업률도 13%로 10여년만에 최악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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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에르도안의 위기는 당장 오는 29~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국내 입지가 흔들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맞대응하기엔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선거 패배 여파는 조기 총선 등으로 터키 정치 구조를 뒤엎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외교협회(ECFR) 선임연구원인 아슬리 아이딘타스바스는 "이번 선거 결과는 올해말이나 내년 중 조기 총선까지 이어지는 연쇄작용이 될 수 있다"면서 "이스탄불에서 패배한건 여당이 관영언론 지원금이나 건설 인프라 정책 추진 등 정치적 무기를 잃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당선된 이마모을루 후보가 장기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대체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NYT는 "이마모을루 후보는 에르도안과 똑같은 흑해 지역 출신인데다가 파이터 기질, 에너지 넘기는 태도 등을 꼭 닮는 등 젊은 에르도안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부패와 정실인사 등을 타도하겠다는 공약도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