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재발생 추이를 보면 김치냉장고의 화재 건수는 일반냉장고를 넘어섰다. 2016년 서울시에서 발생한 김치냉장고 화재는 44건으로 일반냉장고 53건보다 적었지만 2017년 60건, 지난해 64건으로 일반냉장고 41건, 49건을 훌쩍 넘겼다. 이중 딤채 화재가 2016년 33건에서 2017년 45건, 2018년 48건으로 증가 추세를 주도했다.
딤채 화재로 인한 소비자분쟁의 대표적 사례는 메리츠화재가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소송이다. 2017년 서울중앙지법은 이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한 화재 보험금에 대해 제조사가 60%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소비자가 12년 정도 사용한 딤채에서 화재사건이 나자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지급한 뒤 대유위니아에 구상권을 청구한 사건이다.
당시 재판부는 "김치냉장고를 10여년 사용했다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별다른 작동 이상이 없음에도 소비자가 관리 보수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했다.
2015년에도 비슷한 판결이 있었다. 2003년 구입한 약 12년 된 김치냉장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4가구가 화재 피해를 입었다. 당시 법원은 제조사에 50%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김치냉장고의 사용환경이 나쁘다 보니 상대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듯 하다"며 "노후제품에 대한 무상점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판매량의 60%가 집중되는 9~12월 김장 시즌을 앞두고 딤채의 화재 발표가 부각됐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지난해 대유위니아의 매출 중 60~70%가 김치냉장고 매출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대유위니아의 지난해 매출은 55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생활가전시장에서는 중견기업으로 드물게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치냉장고 시장이 대기업에 잠식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위기관리능력이 취약한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한 번 품질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김치냉장고 제품을 판매하는 대기업의 마케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