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이란 공격 승인했다 취소했을까(상보)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6.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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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美드론 격추된 뒤 공격 명령 내렸다 취소" 미군안전·유가 등 우려… 백악관 내 의견 갈려 美연방항공청은 "호르무즈 주변 영공 비행금지"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미군 무인항공기(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갑자기 취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청은 드론 피격 지역 주변 영공 비행을 금지시켜 양국의 물리적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NYT이 이날 백악관과 군 관계자들을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진과 국가안보 관련 고위급 관료, 의회 주요 인사 등과 장시간 논의를 거친 후 이란에 대한 공격 명령을 오후 7시 무렵 승인했다. 이후 폭격기와 함정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치는 등 작전 초기 단계에 돌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갑자기 취소했다.



목표물은 이란군 레이더와 미사일 시스템 등이었으며 민간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21일 새벽 이전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왜 갑자기 공격을 취소했는지, 혹은 향후 공격 가능성이 있는지 등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NYT 보도에 대해 백악관과 국방부는 답변을 거절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내렸다가 취소한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NYT는 앞서 열린 회의에서 대(對)이란 군사행동 개시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군사행동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국방부 고위 관료들은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중동 지역에 파견된 미군들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회 관계자들은 회의 내용에 대해 상황실에서 브리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공중 타격을 단행했으면 중동 지역 갈등이 혼돈으로 빠졌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세계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중동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유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날 새벽 4시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국영방송을 통해 미군 드론 RQ-4 글로벌호크를 호르무즈 해협과 접해있는 남부 호르모즈간 주 영공에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유조선 피격에 이어 드론 격추 사태까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 참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의도된 것으로 믿긴 어렵다"며 확전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미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공역이라고 이를 부인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자국 항공사들에 드론이 격추된 호르무즈해협과 오만해 부근 영공의 비행을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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