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전기비행기 시대… "160km가는데 연료비 8달러"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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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이미 공개, 2~3년 내 상용화 가능성
"배터리 성능 못 늘리면 수소비행기가 뜰 것"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의 100% 전기비행기 '엘리스.' /사진=로이터.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의 100% 전기비행기 '엘리스.' /사진=로이터.


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 시대가 다가온다. 전 세계 항공기제조업체와 항공업계가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2~3년 안에 전기비행기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에어쇼에서 세계 최초로 100% 전기로 구동되는 상업용 비행기가 공개됐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에비에이션이 발표한 시제품 '엘리스'는 최대 9명의 승객을 태우고 한 번 충전에 시속 440㎞로 최대 1040㎞를 비행할 수 있다. 운항은 2022년 시작될 전망인데, 이미 미국의 지역 항공사 케이프항공이 대당 400만달러에 엘리스 10여대를 구매했다.

기존 대형 항공기 제조업체들도 전기비행기 및 하이브리드 비행기 개발에 나섰다.



에어버스는 롤스로이스, 지멘스 등과 손잡고 영국의 'BAE146' 기종에 2메가와트급 전기 엔진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부터 운항 시작이 목표다. 하이브리드 비행기는 제트연료와 전기 둘 다 사용하는 비행기로 연료 소모가 심한 이·착륙 때 전기를 활용한다.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한 번 충전으로 중장거리인 1500㎞까지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도 라이트 일렉트릭과 손잡고 전기항공기를 만들고 있다. 오는 2027년부터 런던-암스테르담 등 거리가 짧지만 비행기 수요는 높은 지역에 전기항공기를 활용할 예정이다. 미 항공기엔진 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도 2022년 운항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보잉도 미 전기항공기 스타트업 주넘 에어로를 지원한다.

BBC는 "전기비행기의 시대가 마침내 다가왔다"면서 "특히 연비가 제트연료에 비해 매우 저렴하기에 그 사업성이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160㎞를 가기 위해 기존 비행기는 제트연료 400달러어치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전기비행기는 8~12달러만 필요해 연료비용을 60~80% 가까이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엘리스에 사용된 전기엔진을 제작한 미 스타트업 매그닉스의 로에이 간자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환경기업이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항공기) 전기엔진을 개발하는 이유는 사업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한 룬드그렌 이지젯 CEO도 "전기비행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면서 "제트연료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도 꼽히는 낮은 배터리 용량이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효율이 30배가량 좋아지지 않는 한 전기비행기가 기존 대형 비행기가 갈 수 있는 거리의 5분의 1 정도밖에 가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이것도 페이로드(승객·우편·수하물·화물 등의 중량 총합)를 절반으로 줄였을 때의 경우이다.

그렉 에레멘코 UTC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수소비행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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